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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잡동사니/Books

by 금강력사 2011. 3. 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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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책을 리뷰해 볼까 한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교수가 쓴 책이다. 역시나 비슷한 논조로 현대 경제 혹은 자본주의에 대해서 말한다.

이번 리뷰는 아니 앞으로는 다소 두서가 없더라도 의식이 가는데로 편한하게 써볼 생각이다.
읽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요점없이 정신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저/김희정 역/안세민 역
예스24 | 애드온2
 책의 내용에 관해서 말하기에 앞서, 개인적으로 이런류의 책들(비판적 견지를 가진 사회과학 책 들)을 읽는 것에 상당한 재미를 느낀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현대인들이 그렇겠지만, 뭔가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를 사회에서 찾으려고 한다면 누구나 '이런류의 책들'을 읽는 것을 즐길 것이다. 사실 숨겨진 비밀같은 이야기를 해 주는 책들을 읽으면서 여러방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그 알수 없는 카타르시스에 관해 두 가지 방향으로 추측해 보겠다. 
 먼저 불만스러운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이 본인으로 부터 기인한, 혹은 본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개인적 환경으로 부터 오는 것들이 아니라는 위안을 얻게 된다. 그런 위안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것인데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게 해주고 본인과 비슷한 상황 혹은 그 보다 못한 상황에 처한 개인들에 대한 연민을 가지게 만든다. 이런 연민은 사회의 총괄적인 정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 주고 나아가 몇몇 능력있는 사람들 혹은 선구자적 기질이 있는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든다. 책을 읽으면서 만들어지는 총체적인 심리상태와 변화 자체가 개인적인 카타르시스를 만들어 준다.
 또 다른 카타르시스는 지적 카타르시스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본인이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정확히 어떤 단어로 혹은 정의(定義)하지 못했던 사실들에 관해서 이론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그 과정에서 사회에 관한 시야를 가지게 되고 그 시야를 바탕으로 현장을 정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이런 과정은 지극히 지적인 카타르시스를 유발하게 된다. '이런류의 책들'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또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표면적인 현상에 대해서 말하기 때문에 소설이나 고전을 통해서 느끼게 되는 철학적 카타르시스와는 또 다른 그것을 안겨준다.

 서론이 이렇게 저렇게 길었다. 사실 서론도 아니고 그냥 주절주절 떠드는 이야기.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이런 구조로 책은 쓰여져 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에서는 흔히 보통 사람들 일반적인 경제인들(여기서 경제인들이라는 것은 학자가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지구 인간들 중 먹고 사는 것이 최종 목표인 인간)이 알고있는 상식적인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인 경제 통념은 전체 사실의 일부분일 뿐이다. 슬픈 사실은 왠만해서는 교단에서 조차 이런 통념들 이상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얼마전 나는 경제학사 학위를 두개 받았다.) 가끔 공식적으로 일반적인 경제 상식(?)을 벗어나는 이야기를 하면 가차없이 비주류 경제학자로 분류되고 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더 많은 비주류 경제학자가 활동해야 하며, 또 비주류 경제학자가 활동하기 적합한 곳이 한국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장하준 교수는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라고 하며 자기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가차없이 쏟아 낸다. 정말 정직하게 교과서적인 삶을 살아온 경제에 대한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보수의 차이가 생산성에서 오는것이 아니라고? 교육을 잘 시킨다고 잘 살게 되는 것이 아니라고?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이어서 나오는) 자유 시장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없다고? 물가 안정이 서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어쩌면 황당하기 까지 할 정도까지의 주장들을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에서 쏟아낸다. 하지만 무책임하게 이렇게 쏟아내고 끝을 내는 캠브리지 대학 교수는 없다. 최소한 장하준 교수는 '뮈르달 상'수상자이고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대 주류 경제학자 이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계량경제학적인 방법으로 설명해 간다.
 그가 제시하는 통계적 수치와 해석 앞에서 그의 주장이 더이상 헛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숫자앞에서 약해지지 않는가? 보통사람들이 아니더라도 그 수치들이 공신력있는 논문들에서 나온것이라는 전제하에 그의 의견에 반대하고 싶어하는 뛰어난 사람들도 약해 질 수밖에 없다.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비교되는 신자유주의, 자유무역주의에 관한 또 하나의 베스트셀러 '렉서스 & 올리브트리'에 계량적 수치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의 위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다.
-얼마전 장하준 교수와 그의 저서를 비판하고 싶어하는 논평을 읽게 되었다. 국내 모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의 논평이었는데, 그 논평은 개인적으로 실망 그 차체였다. 이론적인 반박이나 해석의 차이를 이야기하지는 못하고 단순히 자본주의를 찬양하고 회색분자 혹은 적색분자를 거론하는 색깔론이나 펼치는 논평이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대해서 장하준 교수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제학책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작가는 조금 욕심이 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영국과 한국에서 베스트 셀러에 오르는 것을 보면 누구나 쉽게 읽고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정말 이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 처럼 정책이나 세계의 흐름도 베스트 셀러를 참고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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