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6-케이프 트랙킹 아침에 눈을 뜨니 몸이 좀 괜찮은 듯도 하다. 일단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었다. 이곳은 확실히 아침도 안주고 백팩커스들이 배가 불러서 자세가 안돼 있다. 아무튼 컨디션이 안 좋으니 죽 비슷하게 먹었다. 집에서 어머니가 끝까지 싸주신 누룽지(파는거다)끊였다. 그리고 거기에 백팩커스에서 누군가 남기고 간 라자냐 스파게티를 부셔서 넣었다. 그리고 역시나 백팩커스에 있는 인도 카레가루를 마구 푼다. 조금 끊이다가 우유를 한 컵 가득 부었다. 정말 험블한 밥상이지만 아무 재료도 없는 시점에서 꽤 괜찮은 영양식이 나왔다. 얼마 전에 먹은 타이식 카레와도 비슷하다. 생각보다 맛도 있고, 환자들에게 좋은 아침인 듯하다. 그렇게 먹고 배낭을 일단 쌌다. 오늘 나가게 될지 안될지 몰랐지만 나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같은 방을 쓰던 백인 애가 일어났다. 밝은 녀석이다. 아일랜드에서 왔다고 한다. 혼자 여행을 다닌단다. 3개월째라고 한다. 나도 나미비아로 간다고 하니 자기는 나미비아에서 왔다고 한다. 그리고 기차타는 법 등 상세하게 알려 준다. 자기는 위에서부터 히치하이킹으로 왔다고 한다. 나도 도전해 보려고 한다. 밖으로 나왔다. 테이블마운틴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역시나 산 중턱은 좋은 집들로 가득하다. 이곳은 다들 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산중턱이 달동네가 아니라 잘사는 사람들 집들로 가득하다. 집도 산도 바다도 정말 멋있다. 하긴 우리나라 평창동, 성북동 북한산 자락도 잘사는 사람들 집이 많지. 깜빡 했다. 아무튼 그렇게 한참 올라가니 산을 넘어가는 포인트가 나온다. 그곳서 테이블 마운틴으로 올라갈지 넘어 갈지 시그날힐을 올라갈지 선택의 갈림길이 나온다. 일단 인포메이션으로 갔다. 지도를 받아서 한참을 생각하다가 산뒤로 보이는 경치에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테이블마운틴 트렉킹이나, 케이블카도 좋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능선을 넘어가니 또 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테이블 마운틴의 뒷산 역시 너무 멋있고, 앞에서 보는 것 보다 어쩌면 더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Camp bay로 넘어가는 길이다. Campbay는 백인들이 많이 노는 돈 많은 장소이다. 왜? 멋있으니까. 역시나 집들도 멋있다. 그냥 걷기로 했다. 경치도 너무 멋있고, 지금이 아니면 이렇게 걸어서 돌아다닐 기회도 없다는 생각에 계속 걸었다. 요즘 한국에 걷기 열풍인데, 케이프 타운 해변도 너무 좋은 장소 인 것 같다. 한참을 걷다가 히치하이킹을 시도 한다. 누군가 차를 멈췄다. 조그만 흑인 녀석이 어디로 가냐고 한다. 희망봉 가고 싶다고 했더니 너무 멀단다. 그래서 아무데나 너 가는데 까지만 태워 달라고 했다. 그러니 hout bay라는 곳까지 가서 여기저기를 구경 시켜 준다. 30분 정도 드라이브를 하다가 hout bay의 항구에 들어갔다. 내가 너 바쁘지 않냐? 일은 안하냐? 라고 했더니 지금 일하고 있다고 한다. 뭔가 기분이 찝찝해 진다. 일단 배도 고프니 뭐 먹고 싶냐고 물어봤다. 자기는 KFC를 좋아한다. 지금 까지 내가 만난 흑인들은 다들 KFC를 너무 좋아한다. 아무튼 그럼 거기로 가자고 했다. 내가 샀다. 심각하게 물어봤다. 너 정말 지금 일하고 있는 거냐? 맞다 고 한다. 그럼 내가 돈을 줘야 되는 거냐? 나 지금 농담으로 물어보는 거 아니다. 그러니까 또 맞단다. 내가 나는 돈이 없어서 히치하킹을 한거다. 지금 밥을 사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너가 싫다면 지금 가도 된다. 그랬더니 알겠단다. 일단 치킨을 다 먹었다. 이 녀석을 떨어트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꼴이 hout bay에서 이놈 저놈들과 계속 인사를 하는 것이 토박이 인 듯 하다. 더 말릴 필요가 없다. 화장실을 갔다 왔더니 기다리고 있다. 난 그냥 걸어서 갈란다 그러고 그 녀석을 떨어뜨렸다. Hout bay에는 케이프 타운 판자촌이 있다. 지금은 사실 관광지 비슷하게 되어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위험한건 당연한 일이다. 이 녀석이 이곳 토박이라면 나한테 유리할게 없다. 아무튼 그러고 관광객들이 많이 모인 곳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 미니버스를 타고 cape town으로 향했다. 역시나 멋진 광경이 펼쳐진다. 아까 걸어서 지나온 곳인데, 차를 타고 가도 역시나 멋지다. 미니버스를 타니 자기집에서 재워 주겠다고 했던 녀석들이 전화가 왔다. 지금 케이프타운에 있으니 만나 잔다. 일이 좀 풀린다. 몸도 안 좋은데 구린 백팩커스에서 몇백란드씩 주고 있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걔네들을 만나서 집으로 갔다. 처음 부모님손님 때문에 안된다는 녀석집에 가서 잠시 놀았다. 집에 자기 딸이 있다길래 농담하지 말라고 했다. 이름은 키튼이라는 놈이다. PE에서 거의 알코올중독 상태로 있는 모습만 봤기 때문에 역시 농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다. 너무 귀엽다. 여자친구랑 결혼은 안했는데 딸이 생겨 버렸다. 너무 귀엽다. 자기 부모님이 키워주고 있는 듯 했다. 나중에 제라드(내가 묶을 집 주인의 아들)와 이야기 했지만, 둘이 사고 쳐서 애기를 놓기는 했지만,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 사실이다. 행복해 보였다. 이제 남아공 경기를 봐야한다. 제라드도 나도 너무 피곤해서 밖에서 볼 힘이 없다. 둘이 소파에 누워서 보는데 나는 중간에 잠들고 말았다. 남아공은 너무 못했다. 일어나 보니, 3:0못한다 싶더니 정말 박살이 났다. 남아공 애들 이러다가 남에 잔치에 안방 내 주게 생겼다. 슬슬 남아공을 뜰 때가 다가 오는 듯 하다
6.18-케이프타운 주변 투어. (0) | 2010.0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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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제라드 (0) | 2010.07.07 |
6.15-케이프타운도착 (0) | 2010.07.07 |
6.14-감기확정 (1) | 2010.07.07 |
6.13-개인정비 하려고 했으나. (0) | 2010.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