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감기 확정.
약을 먹었다. 오늘도 춥다. 구름이 나만 따라 다닌다는 생각이 들려고 한다. 계속 이렇게 않좋다 싶으면, 오리털 잠바를 꺼내서 입어야겠다. 엽서를 쓴다.
PE는 쉬는 곳. 원래 영국 애들이 인도 가다가 쉬엄쉬엄 가려고 건설한 도시가 PE다. 그러니까 나도 여기서 쉬어 가려고 하는데, 감기가 걸린 것이 자꾸 억울하다.
밖에 나가서 오렌지나 사오려고 했는데 오는 길에 비가 온다. 가는 길에 포루투갈 팀이 들어오는 것을 봐서 위안이 된다.
하루 지나서 쓰는 것이지만 PE를 떠나기 위해서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온 후에 조금 문제가 있었다. 그게 여행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들어 주기는 했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게스트하우스에서도 그레이하운드 버스가 기차역 옆에 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대부분 버스들이 그렇고, 다른 지역에 버스역과 기차역이 같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레이하운드는 그렇지 않았다.
셔틀버스가 기차역 옆에 한번 섰다 가기 때문에 비가 추적추적 오는 밤에 버스를 타로 나갔다. 그리고 셔틀을 타려고 하니, 지금 사람이 너무 없으니 미니버스 셔틀을 타라고 했다. 그러더니 나를 데리고 미니버스로 데려가 준다. 역시 PE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이다. 그러니까 공짜라는 이야기. 그리고 그 버스기사와 둘이서 기차역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그러나 그레이하운드 버스는 찾을 수 없었다. 버스기사가 잠깐 기다리라고 자기가 알아보겠다며 중간 중간에 보이는 경찰에게 물어보러 갔다. 어디어디 있다고 한참을 설명하더니 알았다고 하며 빙빙 돌아서 인터케이프와 SA버스가 서는 곳을 찾았다. 그런데 그레이하운드가 또 없었다. 나는 괜찮다며 그냥 내려서 찾아 보겠다고 하니 안된다. 내가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서 그런단다. 자기 메니져에게 내가 안전하게 갔다는 것을 말해 줘야 한다고 한다. 그러더니 또 여기 저기 사람들에게 물어 보러 간다. 하지만 한가지, 정말 캄캄하고, 사람도 안보이고 비까지 오는 밤거리다.
그러더니 내 버스표를 좀 보자고 하더니 자기 생각에는 이곳이 아닌 것 같다고 한다. 나도 내가 내린 곳이 이곳은 아니라고 했더니. 아차. 이러면서 갑자기 막 달리기 시작했다. 사실 시간이 20분 정도 남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좀 위험하긴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은 셔틀 버스 라인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까 자기는 지금 버스를 훔쳐서 달리는 거란다. 나도 좀 심각하다. 미니버스를 전세 내서 한밤의 드라이브를 즐기던 중 결국 그래이하운드 버스가 서는 곳에 도착을 했다.
공짜였지만,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50랜드를 손에 쥐어줬다. 큰 돈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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