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나미비아 입
성.(걷고, 히치 하이킹 하고.)
새벽3시 즘 스프링복에 내렸다. 처음 버스를 타고 옆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가, 난 사실 스프링복에 대해서 아는게 하나도 없다라고 했더니, 다른 한쪽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폰으로 스프링복을 검색하더니 보여준다. 그러니까 사슴과 동물인데, 사슴만하고 잘 뛰어 다니는 아프리카 동물이다. 남아공 럭비팀 상징이기도 한 이 동물은 남아공서쪽과 나미비아에 서식한다고 한다. 이런 것을 막 찾아서 보여준다.
프리토리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녀석이었다. 음악 공부한다고 하니 역시 서로 할말이 많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내가 프리토리아에 돌아가면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영감을 받기 위해서 아무 음악도 안 듣고 여행 중이라고 한다.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부러운 부류의 사람들이 바로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다. 다들 하나같이 빅 스마일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기들 입으로도 말한다. 주머니는 얇지만 행복하다고.
옆에 인도아저씨가 타고 있다. 사실 말 안 해도 알 수 있다. 인도냄새가 난다.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벅에서 가게를 하는데 너무 불안해서 조만간 인도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인도 사람들이 다운 타운에서 장사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예전에 한국사람들이 미국의 흑인 거리에서 장사를 해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면, 남아공에서 인도사람들이 장사를 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나 보다. 하지만 정말 범죄가 심각한 것 같다. 대책이 없으면 장사를 포기해야 한다. 자기도 몇번이나 권총 강도에게 당했다고 한다. 그래도 계속 장사를 한다. 나보고도 조심하라고 한다. 바로 어제 자기친구가 권총강도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남아공이 싫어진다. 역시나 나이지리안 이야기를 한다. 한명의 나이지리안은 10명의 남아공 흑인 이랑 비슷한 몫을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남아공 흑인 백명중에 한명이 범죄자라면 나이지리안 10명중에 1명은 범죄자라는 이야기다. 그것보다 더 심할 수도 있다. 모두 권총을 차고 다닌다고 한다. 괜히 여행이 불안해 진다.
새벽이 스프링복에 내렸다. 화장실에 가서 짐을 좀 정리하고, 조금 불안한 마음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휴게소 편의점에 들어가서 나미비아로 가는 길을 물었다. 밖으로 나오더니 설명해 준다. 이렇게 저렇게 가란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인다.
조금 불안한 마음을 안고 걷기 시작했다. 한 백걸음 정도 옮겼다는 생각이 들 때. 차가 한대 섰다. 예상보다 너무 빠르다. 나를 태워 주면 자기를 죽일거냐고 한다.-_- . 뭔소리. 범죄 때문에 그러나 보다. 그러고 차를 탔다. 자기는 국경 경찰인데 지금 출근 중이라고 한다. 내가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다. 잘됐다. 완전 럭키하다. 평균 시속 120~30키로 정도로 달려서 5시 즘, 남아공 국경에 도착했다. 캄캄하다. 그리고 기사에게 100랜드를 주고, 남아공 출국 장소로 갔다. 생각해보면 걸어서 국경을 넘는 경험은 처음이다. 정말 걸어서 넘는다. 생각보다 출국 절차는 간단하다. 하기는 간다는데 뭐 별거 있겠다. 그리고 남아공을 떠났다.
아직 캄캄하다. 별은 엄청나게 많다. 바로 히치 하이킹 할 생각으로 근처에 드러 누워서 차를 기다렸다. 왠 일인지 사람들이 걸어서 좌우로 한둘씩 지나간다. 차는 무시하고 그냥간다. 왠지 기분이 이상하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길가에 누워있으니 인기척을 죽이고 있으면 내가 거기 있다는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고 2~30십분 있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나미비아를 향해서 걸어갔다. 한참 가보니 나미비아 보더가 나온다. 나는 지금까지 중립 지역에서 드러누워 있었던 것이다. 아직 한참 캄캄하다. 나미비아 입국 절차를 밟는다. 서류를 절차를 마치고 국경을 막 통과 하던 찰라 세관 경찰이 잡는다. 이상하단다. 내 자동차는 어디 있냐고 한다. 당연히 없지 걸어왔는데. 이상하다고 가방 검사를 하라고 어디로 들어가란다. 들어가니 검사하는 녀석이 내 배낭 윗 뚜껑 한번 열더니 헛소리만 해댄다. 사업할거면 자기랑 하잔다. 그리고 무사 통과.
통과 지점에 트럭들이 서서 점검을 하고 있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태우 줄 수 있냐고 물어 봤지만, 대충 다 거절당했다. 가만 보니 트럭들이 몇대씩 모여서 서로 줄을 서서 가는 것 같다. 대열 때문에 더 안되나 보다.
에라 모르겠다. 한참 걸었다. 걷다 보니 휴게소가 나온다. 한참 걸은 것 같은데 그 장소가 그 장소. 휴게소에 들어가서 나미비아 윗쪽으로 가는데 어떻게 하면 되냐고 했더니, 다들 히치 하이킹 하라고 한다. 다시 밖으로 나와서 한참을 걷는다. 차들이 여러대 무시하고 지나간다. 한대는 되겠지 라는 믿음으로 계속 걷는다.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행군 했던 기억이 새록 새록 해지고, 해가 떠오르면서 내가 나미비아 사막에서 말라 죽을 수는 없다. 라고 생각 할 때즘 트럭 한대가 섰다. 100달려를 내란다. 너무 비싸서 안된다고 했더니 그게 보통이란다. 내가 남아공 100랜드는 안되냐고 했더니 그게 그거란다. 그러니까 나미비아달러로 100달러라는 이야기 였다. 오케이.
한참을 달리고 또 달린다. 정말 많이 달렸다. 왠지 내가 탄 트럭은 세상에서 제일 느린 트럭 같다. 전부 추월해 가는 구나. 평균 속도는 7~80정도 되는 것 같은데 길이 30키로는 씩은 직석으로 뻗어있는 것을 감안 한다면 느린 속도이다. 그래도 계속 간다. 졸았다 깼다가 하면서 간다. 중간에 내려서 둘이 볼일도 본다. 또 존다. 그래도 거기가 거긴 것 같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각자 먹을걸 조금 사먹고 또 간다. 또 거기가 거기 같다. 그래도 가고 있는게 맞긴 맞다. 이정표가 계속 바뀌고 있다.
나미비아에 사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원래는 남아공에 살았는데 23년 전에 이민을 왔다고 한다. 조벅에 살았단다. 역시 범죄 이야기를 한다. 남아공에서는 히치하이킹을 절대 안 시켜 준다고 한다. 자기는 트럭운전수를 조벅 근처에서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매일 트럭 한대 이상이 납치된다고 했다.
남아공 범죄에 대해서 다시 한번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다. 남아공이 망하면 아마 범죄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조벅은 많은 투자가 범죄 때문에 끊어지고 있다고 한다. (아닐 수도 있다. 그냥 채광여건이 안 좋아져서 그런 것을 범죄 탓으로 돌리는 것일 수도.) 차라리 다른 나라처럼 강력한 조직폭력배가 도시를 장악하는 것이 더 치안이 안정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치안에는 관심이 없는 어설픈 경찰과 정부. 대책 없는 빈곤. 끝없는 불법 이민. 총기까지. 개나 소나 범죄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나도 하겠다.
오후 5시 즘이 되었다. Rohoboth에 도착했다. 여기가 영감님 목적지란다. 빈드후크에서는 약 100키로 떨어진 지점. 바로 코앞이다. 여기서 미니버스를 타면 40달러에 빈두후크로 갈 수 있다고 한다. 영감님이 운이 따르기를 바래 친구야 그러면서 손을 흔든다. 둘다 행복하게 바이바이 했다. 그리고 미니버스를 탔다. 작은 시내를 한바퀴 돌더니 사람을 한둘 더 태우고, 빈드후크로 간다. 거기서도 난 또 잤다. 엄청 피곤한가 보다. 감기기운은 나미비아에 들어와서 거의 다 떨어진 것 같다. 자꾸 잔다.
결국 빈드후크에 도착했다. 인터케이프 버스는 빈드후크까지 1000랜드 이상이었는데, 나는 자. 스프링복까지 버스290+국경100+트럭100+미니버스30. 총 620이 들었구나. 한 반정도 돈이 들어간 것 같다. 하지만 그외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경험들과 만남들을 포함하면 훨씬 값어치 있는 일이다.
캠프가 가능한 Cardbaord box라는 이름의 bp에 들어왔다. 시설이 상당히 좋고 큰 bp다. 남아공보다 훨씬 싼 가격이다. 기분이 좋다. 가장 먼저 따뜻한 물 샤워를 하고 싶고, 그 다음 배를 채우고 싶다. 하지만 일단 텐트부터 치고 짐을 정리한다. 나의 따뜻한 보금자리. 옆 텐트에는 체코 커플이 들어와 있다. 부러운 놈들. 다음에는 나도 함께 오리라.
나미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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