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하루종일 제라드와 쉬다.
제라드와 쉰다고 하면 축구선수 제라드가 떠오를 것 같아서 일부로 제목을 제라드와 쉬다 라고 했다. 그러면 블로그 조회수도 올라 갈 것 같고.
제라드가 맞긴 맞는데 그 제라드는 아니다. 케이프타운 제라드다.
다시 한번 제라드를 소개 하자면, PE백팩커스에서 만나서 친해진 친구다. (벌써 많이 소개 했나?) 부모님은 흑인이라고 하기엔 좀 생긴게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백인도 아니다. 역시 레인보우 컨트리다. 하지만 사는 양식은 거의 백인에 가깝고, 제라드도 피부는 검지만 얼굴은 남미 필이다. 역시 레인보우 컨트리다. 집은 전형적인 남아공 중산층 스타일이다. 미국식에 팬스가 높고, 철창이 있고, 정원은 밖에서 보면 가려서 안 보이는 구조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집을 청소해주는 가정부도 일주일에 두번씩 온다.
일을 안 한다고 해서 그냥 좀 사는 집 놈팽이 인줄 알았는데,(제라드가 한글을 못 읽는 것이 천만 다행)꿈도 있고 생각도 있는 녀석이었다.
지금 웹사트 쪽 일을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크게 흥미가 없는 것은 자기가 만들고 있는 웹사이트에 더 많이 투자를 하고 싶어서란다. 웹사이트의 아이디어는 밝힐 수 없으나(대외비) 남아공의 하층민들에게 장학금을 마련 해 주고, 꿈이 없는 아이들에게 자기 인생을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단다. 이미 열기는 했으나, 아직은 기본 틀도 잘 잡히지 않은 상황인 듯 하다.
기본적인 생각이 나랑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것이다. 내 생각은 솔직히 모든 사람들이 다 전문가가 되고, 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전문가가 아니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더라도 자기 삶에 만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선진국들 처럼.
제라드는 아무튼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타입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계속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방법을 알려 줘야 한다고 한다. 역시 동감이다. 사실 교육이 잘되는 집안과 그렇지 않은 집안의 차이는 자식들에게 삶의 양식 뿐만 아니라, 어떻게 좋은 길을 가는 지 가르쳐 주느냐 아니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엉망이면 아이가 잘되는 것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라드도 똑 같은 이야기를 한다. 자기 형이 빙신이었으면, 자기도 빙신일거라고.
맞는 말이다. 그래서 빙신형을 가진 아이들에게도 이런 길들을 열어줘야 한다고 한다. 동의.
제라드가 PE를 다녀오는 길에(이때 나는 투덜거리면서 게스트하우스에 있을 때다.) 남아공에 많은 장학재단을 만들고 있는 영국 아저씨를 백팩커스에서 만났다고 한다. 남아공에서 유명한 사람이란다. 그 냥반이 책을 한 권 줬다면서 나한테 자랑을 한다. 역시 끼리끼리 뭉치고 서로를 알아본다.
나의 꿈은 다음 기회에.
저녁에 같이 피자 부페를 갔다. 피자팬을 웨이터들이 계속 들고 다니면서 먹을래 말래? 이렇게 권하는 형식이다. 너무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난 것 같다.
망했다. 감기에 배탈까지. 오늘 밤에 떠나야 하는데 뭐 괜찮아 지겠지. 케이프타운이 너무 추워서 문제다. 따뜻하고 건조한 곳으로 가면 배탈이랑 감기도 다 떨어질 것이다. I will be OK.
케이프 타운에서는 계속 오리털 파카를 입고 다녔다. 아무도 이런걸 입고 다니는 사람은 없지만, 어쩌겠나. 난 춥고 감기다. 솔직히 몸이 좀 둔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좋다. 감기엔 오리털 파카. 아침을 먹고, 꿀물을 한잔 타 마셨다. 역시 한국식이다. 나중에 오리털 파카랑 온돌을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벌써 옥장판이 남아공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더라. 아무튼 감기야 떨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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