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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잡동사니/Books

by 금강력사 2010. 12. 1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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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전쟁
쑹훙빙 저/차혜정 역/박한진 감수
예스24 | 애드온2


‘유태인들이 미국의 실질적 지배자이다.’

‘CIA와 케네디 암살은 깊은 관련이 있다.’

‘세계대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긴 것은 미국이다.’

등 뭔가 아리송하면서도 믿고 싶은 음모론을 누구나 두어 번 들어봤을 것이다.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시라면, 최근 9.11테러에 대한 음모론. 서브프라임 리만브라더스 사건부터, 1930년대 미국의 경제 대공황까지 금융계의 음모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어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음모론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많고, 영화도 꽤 많다. 음모론을 다룬 영화와 다큐멘터리들은 단순히 한 사건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고, 의문되는 점들을 제시를 하고 ‘그 부분들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다 그래서 여기에는 음모가 있다.’라는 식의 논리 전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어떤 사건에 의문에 대한 의문만 더욱 증가 시킬 뿐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타당하거나 결정적인 증거는 될 수 없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었지만, 전쟁의 발발과 같은 사건들에서 누가 딱총을 먼저 쐈느냐가 의문이 되고 그것이 문제의 핵심으로 풀이되기에는 음모를 뒷받침하는 논리가 너무 약했었다. 예를 들어 미국이 군수산업을 통해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배트남전을 일으켰다? 이는 미국이 정의를 위해 전쟁을 한다는 주장만큼이나 논리적으로 빈약하다.

만약 음모들을 꾸미는 동기가 분명한 사람들이 있다면 어떨까? 만약 전쟁 같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들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면, 만약 그들은 이 사건들을 통해서 자신들의 세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런 일들을 역사를 걸쳐 일어나고 있었다면? 그렇다면 단순히 음모가 음모론으로 끝나지 않고 자세히 알아봐야할 사건이지 않을까?

 

‘화폐전쟁’에 대한 리뷰에서 ‘음모론’은 다루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요소이다. 바로 금융권력들이 이런 음모를 꾸미는 가장 강한 동기가 있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야기 하는 금융권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주식 투기 세력과는 차원이 다른 집단이다.)화폐의 역사를 이야기 하면서 전쟁이라는 것을 빼 놓을 수 없었고, 그리고 그 전쟁 뒤에 있는 것들이 화폐의 음모였기 때문이라고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책은 대중들의 무지를 일깨워 주면서 시작된다. 아직도 빌게이츠가 전 세계 최고의 부자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워랜 버핏? 하지만 작가는 이런 일반적인 생각이 얼마나 순진한 것인지 첫 장 부터 철저하게 보여준다.

독일계 유태인인(유태인을 이야기 할 때 ‘한국계 미국인’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과는 국적의 순위가 조금 다르게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유태인은 다른 나라 국적을 가지고 있더라도 자신들이 독일인이라든지 영국인 등으로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요.) 로스차일드 가문은 유럽의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국가 간 전쟁들 틈에 자본을 제공하고, 누구보다 빠른 정보력으로 국가 채권에 투자하며 그들의 부를 축척하였다. 급기야 그들은 자신들의 부와 정보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족내혼을 집안의 규율로 삼기까지 했다. 이는 로스차일드가의 부와 권력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단적이 예이다.

100년 이상 유럽 금융계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고, 그 바탕위에 계략과 술수를 쓰는데 주저하지 않던 로스차일드 가문은 새로운 강국인 미국도 그들의 영향력아래 두려 한다. 흔히 관세 때문에 화난 미국인이 영국에서 온 차를 바다에 던지면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보스턴 차사건’은(그리고 결국 이는 미국의 독립전쟁으로 이어졌다.) 사실은 그 깊은 배후에는 영국의 금융세력 음모가 있었다. 신대륙 미국의 번영은 스스로 화폐를 발행하여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이자의 지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곧 영국의 금융세력에 의해 제재를 받게 되었다. 이는 결국 신대륙 미국의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 결국 이런 연유에서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결심하게 되었다.

 

결국 근대적 의미의 ‘화폐전쟁’의 의미는 화폐 혹은 통화의 발행권에서 시작된 것이다. 화폐의 발행권은 정부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은밀한 의미에서 화폐의 발행권은 중앙은행(미연방준비은행)에 있고 이 화폐를 정부(미국정부)는 이자를 지불하고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고수하려는 금융가와 그에 대항하는 세력의 전쟁은 은밀한 의미에서 미국의 독립전쟁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이자를 받고 나라의 화폐 발행권을 통해 국가의 실질적 지배를 하고, 탐욕을 채워오던 금융가와 그 세력들은 이를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는 남북전쟁에도 핵심이었고, 세계 1차 대전에서도 핵심적인 이유가 된다. 근대 이후 발생한 한국전, 베트남전을 포함한 ‘군사 대전’들은 결국 화폐 세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전쟁은 미국이 독립한 시점부터 어쩌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진정한 미국 국민의 주권을 생각하는 대통령들은 끊임없이 로스차일드가를 중심으로 한 금융세력으로부터 화폐 발행권 혹은 화폐 주권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 대표적인 대통령들이 바로 링컨이고, 케네디이다. 하지만 이런 미국 역사에서 존경을 받아온 대통령들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대통령들이 이유를 알 수 없는 사인으로 사망하거나, 정신 이상자에게 암살을 당해왔다. 이는 너무나도 기막힌 우연이다.

미국 대통령의 목숨을 위협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라는 기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이 세계는 그런 세력을 통해서 지배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증명하고, 확인해 준다.

미국 통화는 금본위제도에서 법정화폐로 그리고 잠시 케네디와 함께 은본위제로 돌아갔다가 그의 사망과 함께 다시 금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현재까지 법정화폐로 가고 있다. 1981년 레이건은 금본위제를 회복하려 하였으나, 또 다시 정신 이상자에 의해 피살되고 만다. 금본위제인가 법정화폐인가 혹은 은본위제인가 등은 그 시대에 금융세력들의 이익과 그에 대항하는 세력들의 ‘조용한 전쟁’에 속에서 결정되어 왔다.

 

베트남전을 끝으로 그리고 동시에 법정화폐 시대의 시작으로 예전과 같은 대규모 ‘군사전쟁’은 일어나고 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군사전쟁보다 더 치밀하고 더욱 잔인하고 일방적인 ‘화폐전쟁’은 더욱 심화 되었다.

17세기 미국이 독립을 선언할 때 금융세력들이 철저한 계획과 술수에 의해 결국 미국을 손에 넣었던 것처럼,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이들 금융세력은 더욱 대담하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세계를 지배하려하고 있다. 아니 지배하고 있다. 이는 교묘하고도 철저하게 전세계의 경제를 쥐고 흔든다. 우리가 IMF라고 기억하고 있는 외환위기도 이들의 화려한 계획의 성공이었으며, 그 이후 한국을 비롯한 대표적 피해국가의 경제 주권은 확실하게 금융세력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한국 같은 국가는 사실 양호한 케이스에 속한다. 어쩌면 성공적으로 까지 느껴진다. 금융권력은 오일세력과 절묘하게 결합하여 오일머니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착취한다. 공교롭게도 석유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은 이슬람권이 많으며, 이들 국가는 미국을 앞세운 금융세력의 공격을 받게 된다. 그들의 의도대로 그 나라들에 대한 통제권이 넘어오지 않자 무력과 각종 술수로 더욱 철저하게 이슬람 세계의 저항세력들을 무너트린다. 오히려 별다른 저항이 없었던 에콰도르 같은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행복해 보일 정도이다.

 

이 책의 핵심은 결국 ‘화폐전쟁’이다. 화폐발행권을 두고 벌인 전쟁도, 국가 채권과 금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세계 대전들도, 그리고 수많은 미국 대통령의 목숨을 앗아갔던 사건들도 현대에 벌어지고 있는 진정한 ‘화폐전쟁’에 비하면 석기시대의 유물 같은 것들이다. 일본의 1990년 주가 폭락과 부동산 폭락, 아시아 삼국의 외환위기 등은 무엇이 일어나는지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알기도 전에 금융공격을 받은 케이스다. 이런 화폐 금융공격은 더욱 치밀해진다. 이의 중심에 ‘소로스’라는 인물이 있다. 투자의 천재처럼 그려지는 그는 사실은 금융권력의 후광을 등에 업고 활동하는 행동대원이다. 결국 그의 활동의 가장 성공적인 작품은 폴란드를 중심으로 한 구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적인 몰락이다. 물론 IMF와 IBRD를 전면에 내세운 금융권력의 막대한 이익으로 연결되었다.

 

지금까지 책에 있는 내용들을 간략하게 정리 해 보았다. 만약 위의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과연 우리에게 답은 있는가? 진심으로 존경심을 느끼는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들도 모두 그들 손에 한줌 먼지처럼 사라진 마당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절망감을 느꼈다.

책의 저자는 지금까지 역설한 화폐의 역사와 그 전쟁에 관한 처방전을 혹은 예방책을 마지막 장에 첨부 한다. 이 처방전의 내용은 모두 타당해 보이지만 절망스럽게도 이는 모두 중국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이와 어른, 혹은 노인, 아니면 남, 여 증상에 따라 처방전은 수천가지가 나올 수 있다. 다른 증상에 다른 환자에게 똑같이 소염제와 항생제를 투약할 수는 없는 것이다. 독한 약일수록 독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과연 우리나라에는 ‘긴 안목을 가진 자’가 나타나서 처방전을 쓸 수 있을 것인가? 설령 ‘긴 안목을 가진 자’가 나타난다고 한들 그 처방전이 먹혀들까?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한국에서는 날개를 피지 못했다.

어떤 의미에서 이미 ‘화폐전쟁’에서 큰 패배를 맛보고 주권을 넘어간 국가에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 가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가끔 지금 우리나라가 정말 잘하고 있는 나라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화폐 전쟁 2
쑹훙빙 저/홍순도 역/박한진 감수
예스24 | 애드온2
화폐전쟁 세트
쑹훙빙 저/홍순도 역/차혜정 역/박한진 감수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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