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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 애드온2 |
세상 끝에서 삶을 춤추다
세계 곳곳에서 봉사하는 것을 삶의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작가는 기자의 생활을 하다 문득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긴 여행을 떠났다. 그는 세계 곳곳의 오지를 누볐고,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들을 만났다.
많지는 않지만 몇몇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것은 세계 여러나라에 한국인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전 수준이 낮은 국가에는 으레 봉사를 하고 있는 한국 사람들이 있다. 이런 마치 꼭꼭 숨겨 놓은 것만 같은 곳들에서 누구보다 행복하게 자신의 소명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한권의 책에 모아두는 것은 분명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세상 끝에서 삶을 춤추다’는 바로 그런 책이다.
개인적으로 의료봉사도 꾸준히 참여해 봤고, 주일학교 교사 활동도 했었다. 남아프리카 작은 마을의 고아원에서 일주일간 홀로 머물며 봉사활동도 해 봤었다. 나는 그 일주일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았다. 비교적 주변 환경이 변하는 것에 적응이 빠르다고 생각했었고, 또 실제로 그러했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내 삶을 통째로 내려놓고 그들을 위해 봉사를 하며 산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었다. 내가 아직 젊어서 일까?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일까? 일주일의 시간동안 그들을 돕는 다고 도왔지만, 내게 주어진 삶의 시간을 남을 위해서 바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주일동안 그들과 함께 살면서, 적극적이고 깊이 있게 다가갈수록 어려운 일이었다. 가끔씩 참여하는 의료 봉사나 일주일에 한번 씩 시간 내서 아이들과 놀고 성경을 보는 주일학교 교사와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오지의 봉사활동은 삶이 바로 봉사인 것이다.
이 책에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성공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조금 나아가면 내 가족을 위해서. 이런 마음 자세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불가능 한 것이 장기 체류 봉사다.
나는 이 책에서 마저도 현지에서 봉사를 하는 분들의 삶이 밝게 그려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억지스럽게 그들의 삶을 아름답게 그려 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의 삶은 그 자체로 너무 아름답다. 그리고 본인들도 힘든 것 보다는 보람과 즐거움이 더 크기에 그곳에서 계속 뜻을 펼치고 계실 것이다. 다만 실제로 현지에서 살면서 그들이 느꼈던 고충이나 힘든 감정들을 다 표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탄자니아에서 의료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 의사 김정우씨의 이야기는 충분히 현실적이다. 에이즈 감염 환자를 열악한 환경에서 수술을 하고, 불안감에 에이즈 예방약을 복용하며 매일 구토에 시달렸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책에서 짧게 다뤄졌지만, 얼마나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날 뻔(?) 했다. 봉사 활동 중에 생긴 하나의 에피소드로 끝을 내기에는 너무 큰 이야기다. 이런 환경과 사고 속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있는 것이 바로 오지의 봉사활동이다. 봉사의 기쁨이 얼마나 크기에 이런 환경 속에서도 그들을 강하게 만드는가?
책에서 소개된 사람들은 다들 너무 밝고 환하게 웃고 있다. 하지만 나 같은 세속인은 진정 나를 내려놓지 못했기에 일주일의 시간도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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