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
너무나도 상식적인 하지만 상식이 공격이 될 수밖에 없는 돈에 대한 이야기. 호모시리즈를 출판해 오던 작가 고미숙님이 돈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 냈다. 다른 호모 시리즈를 다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작가의 상당한 내공에서 나오는 성찰 있는 글들은 힘이 있었고, 글을 쓰는 기술역시 대단했었다.
직설적으로 말해서 이번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는 성찰과 내공이 힘이 조금 부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바른 돈과 경제관념에 대해서 역설을 하고 있지만 일방적인 케이스와 왠지 ‘돈의 달인’과는 거리가 먼 ‘공부의 달인’ 이 돈쓰는 방법을 억지스럽게 돈의 달인까지 끌어왔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물질 만능주의 시대에 대응하는 돈 없이도 물질적으로 풍요를 느낄 수 있는 삶의 방식과 사고의 전환 제시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과연 누구에게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반문을 해 본다.
특수한 상황에 작가 자신이 포함되어 있다 보니 다른 특수한 상황을 일반적으로 가정하고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 일반적 독자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 내공이 있는 독자라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난한 사람을 위한 은행가’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고, 비록 작가가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가려고 노력 했다지만, 배경 지식이 있는 독자에게 어필이 가능하다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책들에서 얻는 화패에 대한 일반적 접근과 철학이 ‘돈의 달인’에서는 조금 외곡 되었다는 느낌까지 받는다.
‘소로우’나 ‘법정 스님’같은 선배들은 자신의 케이스가 특수하다는 것을 먼저 성찰하고 삶의 방식을 이야기로 풀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하지만 나의 기본적인 삶의 철학역시 어느 정도 돈으로부터 초탈한 면이 있지만, ‘호모 코뮤니타스’를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물론 ‘불편한 진실’처럼 작가가 나열한 현 한국 사회의 돈에 대한 접근과 현상들이 상당 부분 사실이고 그런 문제에 기인해서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사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가 지금 마음 놓고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공부할 수 있는 이유, 없는 돈을 모아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이유 역시 산업사회의 혜택, 화폐의 혜택이라는 기본적인 사실은 많은 부분 과소평가된 듯하다.
돈이라는 것은 모름지기 현대사회의 큰 흐름을 이어주는 시간 다음으로 중요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큰 흐름을 작은 부분을 때어내서 고찰하고 결론 내리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더군다나 이를 이간의 삶과 연결 짓는 다면 어지간한 성찰과 공부로 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작가가 서문에서부터 계획하지 않은 저서였다고 밝혔던 만큼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의견이다.
개인적으로 ‘돈의 달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기 위해서는 최소한 마르크스나 케인즈 정도는 아니더라도 돈을 흐름으로 파악하는 배포는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포대화상’의 이야기가 책속에서 자주 출현하는데 결국 ‘포대화상’은 돈과 물질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에게 큰 의미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작가는 돈 자체에 의미를 두는 기조와 삶에 대해서 끊임없이 하이킥을 날린다. 금전과 소유에서 초탈한 삶을 살기위해서 현 경제체제속의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과 소유욕을 컨트롤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수양이 필요한지는 간과 된 듯하다. 돈을 쓰고 싶은 데로 버는 것만큼, 금전에 초탈하는 것은 어렵다. 부자 부모님을 만날 확률인나, 금전에 초탈한 배경에서 자라거나 확률이 비슷한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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