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세이
철학은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서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 철학을 이해를 익히고 배워야 하는 학문으로 인식하고 접근 한다면 그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지적능력이 최고의 수준에 오른 대표적 철학자들의 책을 보고 그들의 생각을 내 것처럼 이해한다는 것이 쉬울 리 만무 하다. 하지만 철학이라는 것의 본질은 쉽고 어려운 것을 떠나서 우리의 일상 속에 완전히 녹아 있는 것이다.
‘나는 편하게 할 수 있는 것만 하면서 살겠다.’ 혹은 ‘나는 돈을 엄청나게 벌어서 떵떵 거리고 살겠다.’ 혹은 ‘인간은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 등 우리의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기본적인 명제, 감상의 일반화 된 형태가 ‘철학에세이’에서 말하는 철학이다.
‘철학 에세이’에서는 보통의 삶에서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삶의 철학을 차분하게 엮어 간다. 어떤 철학자의 무슨 이론. 무슨 말. 이러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떤 철학자의 언제 한 말이 적용 된다는 식의 쉬운 철학을 가장한 고등학교 입시 교양을 위한 철학지식 강변식의 철학 서적이 아니다. 철학 그 자체에 충실한 책이다. 필자가 삶에서 하나의 주제에 관해서 고민하고 필자의 공부와 경험을 통해 얻은 사례와 통찰을 에세이 식으로 펼쳐 나가는 책이 바로 ‘철학 에세이’다.
모든 장이 그렇지만, 특히 두 번째 장 ‘모든 것은 관련되어 있다.’에서 한사람의 독자로서 한사람의 철학자로서 필자의 안목을 두드러지게 느꼈다.
마을의 늑대를 쫓아내어 평화를 얻고자 했던 사람들에게 멧돼지라는 복병이 피해를 끼치는 이야기가 나온다. 생태계와 관련이 깊은 듯 한 이 이야기를 통해 모든 것은 모든 것이 관련되어 있다는 철학적 명제를 도출 한다. 불교 철학의 연기설, 혹은 윤회설과도 연관이 되기도 하는 장의 이야기는 핵무기를 개발한 과학의 세계까지 영역을 넓혀 간다. 연관성을 부정하고 적은 통찰력으로 일을 시행했을 때 오는 재난은 비단 멧돼지가 밭을 헤치는데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존망을 위협하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연관성만을 말하지 않는다. 본론의 첫 장이니 만큼 기존의 일부 철학들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는다. 공격적이고 대안적인 비판이 아니라 철학에 대한 잘못된 접근에서 오는 잘못의 비판이다. 조선 시대 지배 이념으로 군림하던 유학, 로마시대 지배 체계를 굳건하게 받혀 주던 그리스 플라톤의 철인정치 등은 지배자의 철학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너무나도 과감하게 ‘연관성을 배제한 지배철학은 틀린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다음 이야기로 인과관계 상관관계 상대적 독립을 이야기 하며 하나의 논리를 완성한다.
필자가 첫머리에 이야기한 감상과 철학의 연관 관계를 증명이라도 하듯, 각 장들은 하나의 감상과 역사들을 ‘실질적 철학’으로 만들어 간다. 감상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역사는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것인데 철학은 왜 누구나 하지 못하는 것일까? 넷째 장 ‘한 올의 실이 천이 되기까지.’에서 ‘질적 변화는 양적 변화를 통해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라는 말에서 나는 나름의 해답을 구할 수 있었다. 모차르트는 35년 동안 600여 편을 작곡 했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흐의 자화상의 이미지는 하나이지만, 그 자화상은 내가 직접 본 진품만도 5종류가 넘는다. 즉, 끊임없이 감상하고, 읽고, 쓰고 철학하는 노력을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철학하기 위한 노력을 끊이지 않는 다면 누구나 필자와 같은 통찰력으로 ‘철학 에세이’ 한두 편 써 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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