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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퍼스트맨

잡동사니/산책

by 금강력사 2018. 10. 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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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2018)
SF/드라마
 미국
2018.10.18 개봉
141분, 12세이상관람가
(감독) 데미안 셔젤
(주연) 라이언 고슬링클레어 포이



 영화 '퍼스트맨'(이 영화 감상평에는 스포일러 투성이지만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스포일러 여부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요즘 영화들을 보면서 너무 기대 이상이라 깜짝 깜짝 놀라는 영화들이 꽤 있는데, '퍼스트맨'은 그중에 더 그런 영화이다. 

 영화가 대형 스크린과 음향을 활용해 갤러리들에게 간접 체험을 제공하는 거의 유일한 미디어 장르라고 한다면, 이런 장르적 특징에서 '그래비티'나 '인터스텔라' 같은 선배급(?)의 영화들을 이 영화가 뛰어넘을 것임을 영화 시작 5분만에 알려준다. 영화 러닝타임 중간중간 추락과 폭파의 공포를 관객에게 느끼게 하며, 멀미를 일으키며, 심지어 밀실 체험으로 숨이 차게 만들기도 한다. 이미 선배 SF영화에서 많이 표현된 경험이 있는 우주의 광활함을 영화 '퍼스트맨'에서는 깊은 더 깊은 고요를 통해 선사한다. 다른 선배 영화들과 다른 결에서 고요가 느껴지는 것은 데미안 셔젤 감독이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준 출중한 음향 능력도 한몫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아킬레우스라는 영웅을 칭송하는 서사시가 아니기 때문에 위대한 문학이다. 닐 암스트롱이라는 이 시대의 상징적 영웅을, 셔젤 감독은 영웅으로 비추는 랜즈로 바라보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 심지어 자식을 잃는다는 한 개인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아픔, 가질 수 있는 가장 깊은 심리적 트라우마 마저도 임무를 수행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겠냐는, 달 착륙 미션을 수행하는 선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에 대한 의구심의 한 요소가 된다. '한치 앞을 알수 없다'라는 말을 이 영화속의 닐-암스트롱보다 더 깊게 느꼈던 사람이 인류 역사에 얼마나 있었을까? 그와 그의 동료들의 발걸음 하나하나는 모두 인류의 첫 걸음이었다. 그리고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 하는 공포스러운 길이기도했다.

 이 영화를 통해 위대한 인류를 보았다. 그 인류의 한 일원이라는데 가슴 깊은 자부심을 느꼈다. 인류가 달에 갔다는 사실보다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러나 영화로 일부나마 전달이 되던 극한 상황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그 자신을 던져서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것. 기투(企投)하는 존재라는 것을 이 영화의 인물들을 통해서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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