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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빅토리아 폭포

Africa/아프리카여행일기

by 금강력사 2010. 7. 1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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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빅토리아 폭포.

 

 빅토리아 폭포를 가기 위해서 스와코프문트에서부터 정말 캐! 고생하면서 달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고대하던 빅토리아 폭포를 드디어 보러 가는 것이다.

아침에 bp에서 운행하는 콤비를 타고 빅토리아 폭포로 향했다. 어제 밤에 이야기를 나누었던 스페인, 아일랜드 인터네셔널 커플, 미국 혼성 삼인방, 봉사활동을 하로 와서 정체성도 잃고, 목적도 잃어버린 리투아니아 패밀리, 그리고 한국 남자. 이렇게 많은 인원이 콤비 버스에 올랐다.

 

 리투아니아 패밀리는 5명인데, 남자 둘 여자 셋이다. 무슨 시트콤 제목 같지만, 정말 그렇다. 지금 잠비아에서 7개월째 있는데 지금 정체성을 잃고 리빙스톤에서 쉬고 있다.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월드컵 기간이지만 축구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티비를 켰다 하면 음악 프로그램을 틀어 놓는다. 어제 저녁은 전기가 나가자 숯불을 피워서 닭을 구워서 나눠 먹었다. 재미있고 특이한 사람들이다. 뭔가 러시아 필이 나는 것이 친절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악의는 없다. 다들 하나 같이 똘기가 있어서 나랑 잘 논다. 처음 국가를 물어볼 때 러시아냐고 물어보니, 엄청 기분상해 하더라. 그러면서 러시말은 이렇고 자기말은 이렇다고 시범을 보여줬다. 내가 듣기엔 별 차이가 없다. 중국말이랑 한국말은 확실히 다르다. ㅎㅎㅎ

 

 빅토리아 폴에 가까워 진다. 오른편으로 강이 보이고 멀리 증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마치 공장 같다. 하얀 물보라가 하늘로 피어 오르고 있다.

 

 입장료 20달러. 좀 비싸다 싶지만 안볼 수 없으니 들어간다.

나는 리투아니아 패밀리와 함께 폭포와 다리 아랫부분을 먼저 내려갔다. 가는 길이 꼭 밀림 같다. 아프리카에 물이 많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장소이다. 열대림이 따로 없다. 한참 내려가니 폭포의 아랫부분이 보였다. 사실 그 아랫부분이라는 것이 물이 떨어지는 바로 아래가 아니고 그로부터 한참 떨어진 곳이다. 그러니까 시야가 확보 되는 포인트로 간다고 할 수 있다. 폭포 가까이는 갈 수도 없다. 너무 물보라가 거세다. 계곡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폭풍이다. 도착해서 수면 가까이 가니 정말 어마어마한 파도가 출렁거리고 있었다. 솔직히 이건 보지 않으면 실감 할 수 없는 사이즈다.

한참을 서있다가 다시 올라간다. 내려올 땐 잘 내려왔는데 올라갈 땐 좀 힘들다 싶은 정도의 높이다. 등산하는 기분이다. 너 높은 높이를 폭포가 떨어지는 것이다. 그것도 엄청난 양의 물이.

 

올라와서 폭포 위에서 보는 감상포인트로 간다. 비옷을 입는 다는 바로 그 곳이다. 역시나 어느 시점을 가니 비옷을 대여해 주고 있다. 나는 내 비옷을 꺼내서 입는다. 이곳을 위해서 내가 한국에서부터 비옷을 가지고 온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예상을 했었다. 다들 내가 비옷을 꺼내자 부러워한다. 내가 자랑을 했더니 리투아니아 여자애가 예예예~너 준비했다 그래. 이러면서 비꼰다. 넌 왜 준비 안했냐 그러게.

자 폭포로 걸어간다. 으아아~ 물보라가 아래서 올라오고 위에서 떨어진다. 태풍이구나. 폭포가 만든 태풍이다. 너무 어마어마해서 아무것도 안보인다. 천둥 구름 속을 걷는 기분이다. 푹포가 눈앞에서 떨어지기 시작해서 물보라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저 아래에서부터 천둥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폭포가 일으키는 바람을 따라서 비가 아래서도 오고 위에서도 오고 옆에서도 온다. 이것이 바로 빅토리아 폭포. 카메라를 플라스틱백에 넣어서 들고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었다. 역시나 엄청난 느낌이 전달이 될지 모르겠다. 천둥구름 속을 걷는 기분.

흠뻑 젖어서 나온다. 태양이 반갑다. 비옷을 벗었다. 비옷 속에 티셔츠가 젖어 있다. 금방 마르겠지. 감동스러운 순간이다. 천둥구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가 태양으로 걸어 나오는 기쁨. 폭포 옆 뷰 포인트에서 옷을 말리면서 여운을 즐긴다. 폭포는 그치지 않고 계속 떨어지고 있다.

 

폭포구경을 하고 올라오자 바로 앞에 기념품 상들이 줄을 서 있다. 당연히 그렇겠지. 우리나라도 경주 불국사 앞에 기념품 상점들이 몰려 있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다. 불국사 앞 기념품 가게나, 설악산이나, 인사동이나 파는 물건들은 비슷비슷하다. 제주도는 좀 다르긴 하더라. 아프리카도 어디를 가나 파는 것이 다 비슷비슷하다. 최소한 내가 다닌 곳은 그렇다. 혹시나 메이드인 차이나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웨스턴 케이프의 치타 키우는 와인 농장에서 팔던 기념품은 조금 다르기는 했었다. 아무래도 목이 좋아서인지 실력 좋은 조각가들의 개성 있는 물건들이 꽤 있었다. 작품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물건들 이었다. 빅폴 앞에는 잠비아 구리로 만든 반지와 팔찌가 좀 다르다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잠비아는 구리 광산이 유명하다. 하지만 너무 비싸게 팔려고 한다. 센트와 10원짜리가 구리로 만드는 것을 감안 할 때 이들이 부르는 가격은 터문이 없다.

 

그래도 리투아니아 패거리는 다들 뭔가 한두개씩 구입한다. 자기들 여기서 자기 나라 가기 때문에 산다고 한다. 나는 프리토리아에서 똑같은 물건들 중 하나를 살 예정이다. 많은 목조 흉각 작품들이 있다.

작가들이 각자 영감을 가지고 조각을 한다면 좀더 독특한 사고 싶은 기념품들이 나올 것 같다. 아마 처음 만든 아프리카 기념품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이었을 것이다. 누군가 그 작품을 베껴서 팔기 시작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가 비슷한 물건을 만들었겠지. 이젠 어디를 가나 긴목의 기린 나무조각과 팔다리가 긴 흑인 인형을 판다. 지팡이와 가면도 어디를 가나 있다. 기념품이라면 최소한 이디오피아 커피. 가나 초콜릿(??) 정도는 되야 하지 않을까? 남아공 최고의 기념품은 다이아몬드? 짐바브웨 악마의 발톱까지. 나는 기념품 대신 엽서를 선택했다.

 

패거리의 기념품 쇼핑이 끝이 나고, 몇 명은 숙소로 돌아간다고 한다. 나는 다리로 가서 빅폴을 다시 보고 싶다. 잠비아 국경 도장을 받아야 한다. 다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어디서 봐도 빅폴은 크고 멋지다. 빅폴의 앞에서 아래에서 그리고 정면에서 봤으니 꽤 본 것 같다.

다리 위에는 번지 점프가 사람들이 번지점프 장소에 엄청 많다. 다들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면서 뛰어내린다. 다리를 후들후들 떨다가 뚝 떨어지는가 하면, 멋지게 활강을 하기도 한다. 몇 번이나 뛸까 말까 사람들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가 눈감고 폴짝 뛰기도 한다. 거기서 일하는 흑인에게 얼마인지 물어봤다. 110달러. 미화 110달러다. 번지점프 한번에 110달러. 말이 되냐? 내가 아무리 인생의 한번 번지 지만, 그 돈을 주고 빅폴에서 번지를 할 수는 없다. 노끈으로 발목을 묶고 뛰어내리리.

직원에게 나한테 10달러에 번지를 뛰게 해주면 11번 뛰어내리겠다고 하니 신나 하면서 웃고 어깨를 치고 난리다. 내 등을 때리면서 좋다고 또 웃는다. 그래도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서 안된단다. 정말로 시켜주면 11번 뛰어내릴 뻔 했다.

 

어디선가 경적 기차 소리가 들린다. 국경을 건너는 기차가 잠비아 쪽에서 다가온다. 자동차 다리 위 자동차 게이트를 열어주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잠비아 쪽에서 오는 것이 맞다고한다. 자기는 느낄 수 있단다. 그렇겠지, 그곳에서 몇 년을 서 있었을 사람이다. 짐바브웨쪽으로 가서 빅폴을 보면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게이트 아저씨가 설명 해준다. 국경을 건너자 마자 바로 오른쪽에 악마의 포인트에 가면 악마가 서서 노려 보고 있다고 한다. 한손에는 성경을 한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리빙스톤 동상을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나는 웃겨서 배꼽을 잡았는데 아일랜드 친구는 기분상해 하는 것 같았다. 리빙스톤이 영국사람이라서 그런가? 아무튼 아직도 서구 세계는 아프리카를 자신들이 개척했다고 믿고 있는 부류가 많은가 보다. 꼭 틀린 이야기도 아니지만, 맞는 이야기도 아니다.

 

천천히 걸어서 잠비아 국경으로 돌아왔다. 다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빅폴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귀가 웅웅 거리는 것만 같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자연 현상에 특별히 열광을 했었다. 뭔가 머릿속 스위치가 올라가는 기분이다. 오늘도 역시 스위치가 올라갔다.

 

오늘은 머리속에 아드레날린 분비량이 너무 많아서, 흥분상태가 지속 된다. 밤이 되서 bp의 한쪽 구석에서 마리화나가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난 그것 없이도 걔들 보다 더 흥분 상태. 더 맛이 가 있다. 환각제가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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