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쵸베 사파리 투어
아침 7시.간만에 실내에서 자서 그런지 평소에 비해서 조금 늦게 일어났다. 몸이 가뿐하다. 아침을 간단하게 챙겨먹고, 샤워를 하고 나니 일본애가 일어나 있다.나보고 시간이 십분 밖에 안 남았다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한다. ‘걱정 마라 안 늦는다. 형아 군대 갔다 왔다. 하루에 준비태세 세번씩 뛰었었다.’ 라고 말하고 싶은데 일본애가 훈련 상황을 이해 하겠냐? 그냥 넘어간다. 아무튼 후딱후딱 짐을 다 싸고 나니 차가 데리러 온다.우리말고도 숙소에 많은 사람들이 같이 사파리를 갔다. 미국팀. 미국팀. 미국팀. 일본 한국 믹스 팀. 총 네 팀이 보츠와나로 가는 콤비버스에 올랐다.
리빙스톤에 오면서 버스가 잠깐 들렀었던 카중굴라로 다시 왔다. 역시나 시장과 난전이 크게 형성되어 있고, 트럭들이 줄을 서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츠와나 국경을 건너려고 대기하고 있다.관광객들이 많다. 간단하게 입국 수속을 밟은 후에 강가로 갔다.
나와 일본친구를 위한 배가 준비 되어 있다. 다른 미국팀은 다른 관광회사를 선택해서 다른 배를 타고 간다고 한다. 아 다른 회사구나~ 우리는 먼저 간다. 뭔가 흐뭇한미소를 날리며 강을 건넜다. 파란 강 위를 조그만 배가 가로지른다. 나는 왠지 순례 길에 오르는 수행자가 된 기분이다. 보츠와나로 가서 신을 설파해야하는 것인가? ㅎㅎㅎ
이제부터는 보츠와나 영토다. 강물은갈색인데 강은 너무 파랗다. 하늘빛이 반사 되어서 일까? 정말 강은 파랗게 보인다. 그런데 강물은 흙색이다. 이상한 현상이다. 물리적으로 빛의반사 및 파란색을 띄는 파장의 산란에 의한…뭐 이런 식으로 설명이 가능 할 듯 하다.
강을 건너니 다른 봉고차가 대기 하고 있다. 역시나 우리가 선택한 관광회사 소속의 차다. 그런데 우리말고도 다른 팀이 있어서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설마 그 미국팀들? 잠시 있으니 미국팀들이 강을 건너온다. 아까 흐뭇한 미소가 조금 머쓱해 진다. 그런데 얘들은 다른 차를 타고 가버린다. 역시나 머쓱하다.곧 다국적 팀들이 도착을 한다. 이탈리아, 멕시코 러시아까지. 다국적 여행팀이 되었다.
보츠와나 입국 심사를 하로 갔다. 정말 번개같이 끝났다. 여권 한번 보고 도장 찍고 끝이다. 내 생각에는 내 이름도 안 읽었지 싶다. 그리고 재미있는건 이상한물을 가둬둔 조그만 발판이 있는데 이곳을 꼭 밟고 지나가라고 한다. 차도 자동차용 우물을 지나간다. 거기에 약품이 들어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질병 및 동물 전염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의무적으로 거기를 다 밟고 지나간다. 꼭 무슨 의식을 치르는 것만 같다.
다시 차를 타고 잠시 더 갔다.금방 쵸베 리버 로지 라는 곳에 도착했다. 5성급이다. 시설이 정말 좋다. 그곳에 가니 아까 사라졌던 미국팀들이 또 있다. 서로 오묘한 미소를날려 준다. 사파리는 같이 하려나? 간단하게 하지만 입국절차 보다 복잡한 확인 및 등록을 한 후에 배에 올랐다. 미국팀들은 다른 배를 탄다. 우리가탄 배가 훨씬 크고 좋다. 심지어 차와 쿠키들을 먹을 수 있도록 조그만 바가 준비 되어 있다. 사실 배가 좋지는 않지만 강 사파리에는 충분하다.
배가 출발했다. 너무 아름답다.역시나 강은 너무 푸르다. 그리고 수초들과 갈대들이 강에 깔려 있다. 파란 갈대밭과 수초들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파란 강과 연두빛갈대 그리고 하늘. 멀리 보이는 나무들. 수초들로 형성되어 있는 작은 섬들. 정말 그림 같은 장면들이다. 한폭의 수채화는 아프리카에도 많다.
예전에 한강, 금강, 낙동강,섬진강 등 이른바 4대강의 하류도 이런 갈대 밭과 푸른 물이 넘실거리는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었으리라. 기후만 따뜻하면 악어도 헤엄치는 환경이었을것이다. 지금도 일부는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니. 하지만 지금은 그 강들의 생태계 존립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우리가 우리 강들을 잘 보존 했으면이런 모습들을 볼 수 있었을까? 이제는 4대강에서 청계천 같은 인공 하천을 기대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새들이 날아다닌다. 멀리 뭔가 큼직한 생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마다. 악명 높은 하마들이 보인다. 아프리카에는 하마가 산다. 일단 확인. 우리 배의 선장은가이드 몫까지 열심히 수행한다. 하마가 얼마나 위험한 동물인지 설명해 준다.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 2위라고 한다. 악어보다 강에서 사람을많이 죽인다고 한다. 하마가 나타나면 악어는 도망이다. 사람도 도망이다. 조심스럽게 배를 하마 근처에 댄다. 참 못났다. 냄새도 많이 난다. 그래도뭔가 못난 얼굴에 매력이 있다. 큰 하마 작은 하마 정말 똑같이 생겼다. 사이즈만 다르다.
옆에 악어들이업드려 있다. 다들 일광욕을 하고 있다. 낮에는 따뜻한 햇빛을 받으면서 체온을 유지한다고 한다. 여름이 되면 하마들은 계속 물속에 있지만 지금같은 겨울에는 땅 위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단다. 악어도 마찬가지.
강변을 따라원숭이들도 뛰어다니고, 임팔라도 무리를 지어서 뛰어 다닌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 아프리카다. 거기에 풍부한 강물을 상상하면 되겠다.
멀리 코끼리가무리를 지어서 놀고 있다. 역시 코끼리는 하마보다 크다. 가까이 다가갔다. 코끼리는 강가에서 땅을 파서 흙탕물 놀이를 하고 있다. 내 눈에는 그렇게보였다. 땅을 마고 파헤쳐서 우물을 만든 후에 그 안에서 뒹굴고 난리가 났다. 흙탕물을 몸에 뿌려댄다. 아기 코끼리가 제일 신나게 뿌려댄다. 어릴적흙탕물 장난을 치던 생각이 난다. 사실 저 행동들은 체온을 유지하고 몸에 기생충을 방지하고 피부를 보호하는 일종의 다목적 머드팩 같은 것이라고한다. 하지만 신나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배를 돌려서다른 물길로 돌아 온다. 멀리 버팔로 떼가 뛰어가고 있다. 역시나 한폭의 그림. 시커먼 버팔로는 포스가 있다. 하마와 코끼리에서는 느낄 수 없던에너지가 느껴진다. 검은 덩치들이 무리 지어 달리는 모습은 평화로운 수채화 그림 위에 강한 색감의 역동성을 더해 준다.
여러 종류의새들이 날아다니고, 강바람은 여전히 살랑살랑 불어오고 있다. 잠시나마 럭셔리(?)한 여행을 즐겨본다. 한손에는 맥주 한 캔이 들려 있다. 달콤한쿠키는 기분을 풀어준다. 햇빛이 강에 반사되어 눈부시다.
지금까지나의 여행은 투쟁이었다. 한정된 자본과 시간 안에서 나의 목적을 달성하는 전투 같은 여행이었다. 그리고 그 여행은 앞으로 4일간 더 지속 될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예산을 조금 초과한 대가로 예상치 못한 호사를 누리고 있다.
여유로운뱃놀이가 끝이 나고, 다시 호텔로 들어왔다. 역시나 호사스럽다. 호사스러우니 기분이 좋다. 난 호사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보다. 점심은호텔에서 먹는다. 사파리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다. 호텔 부페다. 오랜만에 이런 음식을 먹어본다. 어제 하찮은 새우 몇 마리에 나의 고생을 보상받으려했던 것이 민망해진다. 사실 객관적으로 질이 높은 부페식은 아니지만, 샐러드도 신선하고 준비된 요리들도 방금 만든 괜찮은 상태다. 무엇보다 디져트가나를 감동시킨다. 지금까지 내가 음식을 먹고 디져트를 먹을 수 있었던가? 솔직히 나는 디져트를 좀 즐기는 편이다. 돈이 없어도 집에서 차는 한잔마셔준다. 학교에서는 100원짜리 자판기는 최소한의 보루이다. 하지만 투쟁 여행 중에 내가 디져트를 먹을 수 있었을까? 오늘은 디져트를 먹는다.케잌과 아이스크림. 오늘은 과일보다 달콤한 것들에 손이 간다. What a Sweet tooth~!
점심식사를하면서 테이블에 앉아 엽서도 한 장 쓴다. 보츠와나 엽서가 아주 이쁘다. 다들 따라서 줄줄이 사로 간다. 코리안 형아가 오늘의 선두주자. 기억에남는 가치 있는 기념품은 여행자의 사명이다.
오후 일정은지프 사파리다. 호텔에서 바로 사파리용 지프에 오른 후 국립공원 지역으로 출발을 한다. 국립공원은 상당히 넓다. 하지만 우리가 그 넓은 지역을막 탐험하고 다니는 것은 아니고, 동물들이 주로 발견되는 가까운 지역들만 돌아 다니는 것이다. 다른 사파리는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시간과 돈의문제가 아닐까 한다.
간단하게국립공원 출입 등록을 하고 공원안으로 들어간다. 쥬라기파크가 생각난다. 딱 그런 모양이다. 들어가서 얼마 되지 않아 동물들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임팔라다. 이놈들은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도망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멀리 검은 뿔의 검은 몸을 가진 녀석이 보인다. 스프링복처럼 생겼지만덩치는 조금 더 작은 듯 하고, 뛰는 모습이 말과도 비슷하다. 이 녀석은 부끄럼을 많이 탄다고 가이드 겸 드라이버가 설명을 해준다. 평소에 보기힘든 녀석인데 오늘은 운이 좋다고 한다.
남부 아프리카를돌아다니면 야생닭 같은 놈들이 길거리를 뛰어 다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가끔씩은 사람 사는 곳에 집닭들이랑 같이 뛰어다니기도 하는데 사람들손에 잡혀 먹힌다면 집닭과 똑 같은 운명일 것이다. 이 녀석들은 국립공원 안에도 마구 뛰어다니고 있다. 꼭 육식동물들의 간식처럼 보인다. 왜 그러냐고?내 눈에 간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마리 잡아서 구워 먹고 싶은 생각이 한두번 드는 것이 아니다. 가이드도 맛은 치킨과 비슷하다고 한다. 맛이괜찮다고 한다. 그러니까 먹어 봤다는 이야기지? 아프리카 바닥에는 닭보다 이 놈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한참 가자아까 배를 타고 보았던 강가가 나타난다. 역시나 아름답다. 아까 멀리서 보았던 버팔로가 바로 옆에 있다. 코끼리도 바로 옆에 있다. 원숭이도 바로옆에서 코끼리 똥을 뒤지고 있다.
가까이서보니 기분이 새롭구나. 코끼리는 조금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타고 있는 차가 12인승으로 대형 4륜 지프차인데 왠지 기분은 우리가 탄 차가더 작은 느낌이 든다. 코끼리가 바로 앞에서 노려보니 뭔가 위화감이 느껴질 정도 이다. 옆에서 막 울면서 뛰어가는 코끼리도 있다. 왜 저러는 걸까?우리를 쫓아 오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
보츠와나는코끼리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고 하더니 정말 원숭이 보다 코끼리가 더 많은 것 같다. 코끼리가 괜히 길바닥위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멀리 기린들이지나간다. 나무숲 사이라 가까이 갈 수가 없다. 이곳은 평원이 아니기 때문에 기린들이 머리통만 보인다. 이 정도에서 만족해야 하나 보다. 왠지오늘 사자나 표범을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사자는 평원에 많은데 이곳에서 보려면 밤이나 이른 아침에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때가 사자들이 사냥하는시간이라 강가로 나와서 물 마시는 동물들을 공격한다고 한다. 지금은 저 나무 틈 어디선가 자고 있다는 이야기다. 표범도 마찬가지. 많은 사람들이사파리를 가서 사자가 신나게 자는 모습을 보고 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고양이들은 주로 밤에 사냥을 한다. 낮에도 가끔 한다. 아무튼 오늘은고양이 보기는 글렀다.
아프리카의 나무숲 사이를 차를 타고 달리고 있다. 열대림은 아니고 건조한 나무 숲 사이다. 죽은 나무들이 검은 몸을 드러내고 있다.묘한 멋이 있다. 의외의 이야기를 듣는다. 보츠나와 정부가 쯔쯔파리를 죽이기 위해서 약을 뿌렸는데 약이 너무 독해서 나무들도 많이 죽었다고 한다.다행이 파리는 멸종이 되고, 나무는 멸종되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큰 나무들이 잘 없고, 큰 나무들은 대부분 검게 말라 죽어 있었던 거였다. 이죽은 나무들은 지금은 그저 사각에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요소가 되어 있다.
사파리가 끝나고호텔 로지로 돌아온다. 다시 호사스러운 풍경에 빠져든다. 오늘은 여기 머물면서 아프리카 5성급 호텔에서도 하루 잤다는기억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파리 투어에 참여했던 멤버들은 각자 자기여행사 차를 타고 각자의 길로 간다. 일본 친구 슈해는 다시강을 건너서 잠비아로 돌아 갔다. 나는 호텔에 남았다.
다른 애들은 150달러에 전체 투어를 했는데, 나는 110달러를 냈다. 그러니까 잠비아 국경을 지나서 다시 돌아가는 데 40달러를 더냈다는 이야기다. 모르겠다. 나는 잘했다.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 아무튼 나 혼자 덩그러니 호텔에 남았다. 원래 그럴 생각이었으니까 괜찮다.
6.27-야생동물들과 자다 (0) | 2010.07.20 |
---|---|
6.26 저녁-전화위복 새옹지마 (1) | 2010.07.19 |
<한쿡 사람 그리워> (1) | 2010.07.15 |
6.25-빅토리아 폴 레프팅 (0) | 2010.07.14 |
6.24-빅토리아 폭포 (2) | 2010.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