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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남아공으로.

Africa/아프리카여행일기

by 금강력사 2010. 7. 2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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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남아공 다시 도착

 

 새벽 5시에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아무리 경찰서라도 새벽5시는 조용하다. 어제 잠들기 전 시끄럽던 경찰서가 아니다.

 배낭을 다시 싸고, 경찰서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나왔다. 아직 깜깜하지만 거리에는 출근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인다. 경찰서 앞에서 계급이 낮아 보이는 순경이 나에게 자기가 길을 데려다 줄 테니 돈을 달라고 한다. 어제까지 좋았던 경찰의 이미지가 이 친구 때문에 조금 실추된다.

 남아공에서는 동양인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으면 경찰이 무조건 잡는다고 한다. 그리고 역시나 돈을 요구 한다고 한다. 거의 동네 건달 수준이다. 예전 글에서도 어쩌면 경찰은 가장 강력한 권력의 조폭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정치 수준이 떨어지는 국가일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경찰 자체에서 조폭 건달의 자세를 버리지 못하면 주변에서라도 버리게 만들어야 하는데 위에서부터 썩어 있으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20 10년 전 한국 경찰들도 점심값이라고 돈을 찔러주면 다 보내줬었고, 군부시대 경찰들은 동네 건달 하는 짓을 하고 다녔으니 이는 일반화 시켜도 된다고 본다.

 가바로네 경찰은 그래도 남아공 보다는 훨씬 나은 수준이다. 내가 길을 알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니 그럼 바이바이 잘 가라고 한다. 어깨를 툭툭 두드려 주며 신세 잘 졌다고 말해 준다. 그래 봤자 내 동생뻘 되는 애 같다. 흑인 애들이 좀 늙어 보이는 측면이 있으나 대충 20대 초반의 경찰이었다.

 

 인터케이프 버스를 탔다. 가바로네에서 남아공 조하네스버그 혹은 프리토리아로 가는 인터케이프 버스가 바로 있다. 물론 콤비 버스도 있을 것이고, 히치 하이킹이라든지 여러 수단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 해 본다. 하지만 고생은 이제 고만. 오늘은 조금이라도 편하게 가고 싶다. 인터케이프 버스는 한국에서 있는 버스들과 비교해도 전혀 질이 떨어지지 않는 남아공 최고의 버스 브랜드 이다. 기내식까지 제공 하지는 않지만, 버스 안에서 간단한 간식이나 커피 등을 구입할 수 있고, 실내 화장실도 설치 돼 있다. 가바로네에서 남아공으로 가는 길이라면, 비행기보다는 인터케이프를 이용하자.

 

 인터케이프 버스를 타는 곳은 다행이도 론니 플레닛에 표시가 되어 있다. 가바로네 시내 중심가의 sell gas station옆에 조그만 사무실이 붙어 있고, 매일 아침 6시에 역시 같은 장소에서 출발해서 오후 1시 조벅에 도착 2시에 프리토리아에 도착한다.

 

이젠 남아공으로 돌아간다. 남아공에 가면 3주간의 인턴쉽이 기다리고 있다. 처음 도착해서 프리토리아에서 몇일 적응 기간을 가질 동안 복싱 짐 공사하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인턴쉽을 할 동안에 복싱을 배워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아공 국경에 도착한다. 불과 한시간도 이동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보츠와나 수도 가바로네는 거의 남아공 국경에 붙어 있는 도시라고 볼 수 있겠다. 그만큼 남아공 경제력이 강하다고 생각 할 수도 있을까? 한 나라의 수도가 다른 나라와의 국경 도시라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국경 통과 절차는 간단하다. 금방 도장이 찍히고 남아공 재 입국.

 

 보츠와나는 사막기후와 쵸베리버나 델타 지역 같은 습지 지형이 많다. 그러니까 물이 없는 곳은 굉장히 건조해 보인다. 하지만 남아공으로 국경을 지나고 조벅으로 가까워 지면서 점점 풍경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광경으로 바뀐다. 이 지역들이 비가 많을 수도 있겠지만, 중간 중간에 물웅덩이 같은 인공 저수지들이 많이 보인다. 아마 이런 시설들 때문에 농사가 가능 한 것이 아닐까 한다. 가바로네에서 조벅으로 가는 지역은 왠지 미국의 팬실베니아 지역과 비슷하다. 완만한 지형에 넓게 펼쳐진 다양한 농장 지형이다. 물론 팬실베니아 피츠버그 지역은 고산 지대 이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켈리포니아 같은 끝이 안보이는 밭들이 아니라 사람 손이 가는 넓은 밭들이다. 관계 시설에 나무들이 드문 드문 서있고, 들판이 펼쳐져 있다.

 

 아 이제 남아공이구나. 몇 주간 강행군이 나를 피곤하게 만들기는 했다. 긴장이 풀어지고, 잠이 밀려 온다. 하지만 남아공이 더 위험하고 더 긴장해야 할 곳이다. 스스로 다시 한번 환기를 시킨다. 긴장을 풀면 털린다. 털린다. 털린다.

 

 조하네스버그 푯말이 보인다. 멀리 도시가 보인다. 처음 조하네스버그에 도착했을 때 그저 구질구질한 범죄율 높은 도시 같아 보였는데, 오늘 보니 왜 그렇게 멀리서 흑들이 조벅을 향해서 왔는지 알 것도 같다. 돈들이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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