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1-가고 또 가고.
거리상 더반에서 PE(포트앨리자베스)는 그렇게 많이 멀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처음 버스 티켓을 탈 때, PE에서 cape town가는 것보다 더 비쌌다. 왜 그럴까 했더니…. 이유가 있었다.
처음에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가 했더니 점점 길이 작아 지더니 어느 샌가 지방국도가 되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낮에 가는 버스를 예약한 것을 후회 했었는데(당연히 그럴 것이 숙소에서 두밤을 그냥 날린 것 같은 기분이고, 그냥 하루를 날린 같은 기분이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서 바로 버스 타고, 버스에서 내려서 다시 숙소를 들어가서 자니,,,,)경치를 보니 마음이 풀리기 시작했다.
난생처음 보는 자연환경이 이었다. 물론 어떤 아프리카 자연을 봐도 처음 보는 환경이겠지만, 역시나 눈의 번쩍 뜨이는 풍경들 이었다.
처음 만난 풍경은 아기자기한 언덕들과 그 사이사이로 보이는 해변들이었다. 언덕들은 대부분 작물들이 심겨져 있었는데, 솔직히 어떤 작물인지는 모르겠다. 옥수수도 아니고, 밀, 보리는 더더욱 아니다. 수수도 아닌 것 같고, 미국에서 본 알파파도 아닌 것 같다. 수수일 확률이 제일 높다 현재로서는.
잠시 졸다가 일어나니 정말 다른 곳에 왔다는 느낌이 드는 풍경이 나타났다. 테이블 마운틴과 그랜드 케년 같은 지형들이 끝없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산인 것 같다가도 평원이고 평원이 끝나는 지점에 절벽이 있고, 그 아래로 안개 같은 능선들이 이어 지면서 다시 평원이 펼쳐진다. 평원은 윈도우 처음 배경화면 같은 능선이다. 그 아래로 작은 강이 흐르면서 다시 침식을 일으키고 절벽 지형을 만들어간다. 그러니까 평원아래 절벽 능선이 천천히 다시 올라가다 보면 다시 절벽 그 평원 위에 강, 다시 능선 중간중간에 테이블 마운틴들이 나타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누군가 전라도의 평원을 그들의 늘어지는 `~잉’ 발음에 비유했던가. 줄루말도 그들의 지형을 닮아서 끝이 내려가는 듯 하다가 올라가고 올라가는 듯 하다가 깍아지나보다.
거기에 더 절경인 것은 가끔씩 나타나는 해변이다. 이스턴 케이프에서 케이프 타운까지 이어지는 길을 가든루트라고 부른다는데, 벌써부터 가든루트가 기대가 된다. 더반에서 PE까지도 이렇게 멋진데 그 유명한 가든 루트는 오죽할까.
이렇게 멋진 광경도 15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나면, 솔직히 지겨워진다. 버스에서 옆에 앉은 아줌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에서 미국 가는 것도 13시간이면 갔었는데 오늘은 지구 반 바퀴를 도는 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도 다음부터는 비행기를 타야겠단다. 사실 인도여행을 할 때 이것보다 훨씬 안 좋은 상태를 많이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나마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었지만, (어지간한 백팩커스에게는 흔한 상황이다.) 정말 엉덩이에 땀띠가 나는 이 상황은 왠만하면 피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한밤중에 PE에 도착했다. 사실 좀 문제가 있었던 것이 원래 포트앨리자배스에 재워주겠다고 했던 녀석이 버스를 타고 연락을 했더니, 전화기를 꺼버리고 절대로 전화를 안받는 것 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배신감은 어쩔 수 없었다. 뭐 아무튼 실망하지 말고, 다시 재정비를 해야 했다. 론리플래닛을 배낭에 넣어둔 탓에 도착해서야 펴볼 수 있었는데, 지도를 보고 좋아 보이는 곳을 아무 곳이나 찍어서 무작정 갔다. 오 생각보다 괜찮다. 사실 이 글은 당일에 바로 쓰는 글이 아니다. 지쳐서 바로 잠들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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