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더반 도착 그리고 many many things. 나를 태운
그레이하운드 버스는 5시 반에 더반에 나를 떨어트렸다. 여전히 어두웠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였다. 6.8일
폴로카네에서 프리토리아로 와서 버스표 세 장을 예매 한다. 그리고 미스터 로보코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때우다가 7시에 헤어진다.
8시 15분 정각에 그레이하운드에 올라서 몇 개 점에서 사람들을 태우고 조벅에 9시반즘 도착한다. 조벅에서 더 큰 이층버스 그레이하운드로 갈아탄다.
거기에는 귀여운 스토리지 트레일러도 달려있다. 조벅에서 갈아타는 그레이하운드는 다른 곳에서 오는 사람도 타게 되어있었는데, 조금 늦었다. 10시
출발 이었나 보다. 그런데 그 차가 늦는 바람에 10시8분에 출발한다. 신기하게 ‘뽈레뽈레’로
알고 있던 흑인들이 난리가 났다. 늦었는데 왜 전화도 안하냐? 등 등 온갖 신경질을 부려대다가 출발을 한다. 이제
이 양반들도 시빌라이즈드 됐나보다. 시빌라이즈….-_-; 나도 참 낡은 것이 그렇게 승질 내는 것을
보고, ‘이제 이놈들과 같이 일해도 괜찮겠구나’ 한다. 한참을 달린다. 아무것도 안보이고 별이랑 도로만 보인다. 옆으로 큰 나무 그림자들이 지나간다. 그러다가 새벽 두 시 즘 휴게소 같은 곳에
도착한다. 날씨가 쌀쌀한 것이 고지대인 것 같다. 드라켄버그를 못 가보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이 억울한데 냄새라도 맡고 간다. 너무 욕심을 부리다간
아무것도 못할 수도 있다. 아무튼 그리고 한참을 내려간다. 계속 내려간다. 고지대에서 내려가는 것이 분명하다. 잠들었다 깨보니 더반이다. 귀가
아픈 것이 기압차이가 있었나 보다. 여기까지가
8일부터 9일 새벽까지 있었던 일들의 요약본이다. 로보코와 이야기를 좀 더 써야 하는데 일단 패스. 다시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지도를 들고 숙소로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아직 어둑어둑하지만, 건달 양아치는 새벽에 일어나서 활동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믿으며
그냥 걷기 시작했다. 물론 나의 방향감각과 지도를 믿는다. 그런데 한참걸어도 나와야 하는 거리가 나오지 않는다. 이정도 걸었으면 사실 도착해야
하는 거리인데 이상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고 물어봤다. 모른다. 하나, 둘, 세번째 사람은 안다. 친절한 인텔리 타입의 흑인이었는데, ‘아
여기는 아닌데 북쪽으로 가야되는데’ 이런다. 그러면 나는 정 반대로 걸은 것이다. 오늘
새벽 나의 방향감각은 엉망이었다. 그리고 돌아서는데
가방이 너무 무겁다. 젠장. 비도 오는 것이 기분이 상당히 별로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본다. 거기 멀단다. 그러더니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줬다. 아…..힘들어서 그냥 택시를 탔다. 아 거기? 지브렐라?
이러더니 신나게 간다. 도착하니 40란드가 나왔다. 50란드를 주니 잔돈이 없다면서 나한테 10달러 빚졌으니 다음에 또 부르라며 명함을 준다.
사기꾼. 싸울 힘도 없고, 에라 급하면 전화하지 싶어서 그냥 넘어간다. 숙소로 들어가니
뭔가 좀 복잡한데,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겠다. 아무튼 숙소는 아주 괜찮아 보인다. 시설도 좋고, 아침도 아주 깔끔하게 과일과 요거트, 빵, 시리얼까지
있다. 가방은 구석에 밖아두고, 샤워를 하고, 밥을 든든하게 먹고, 간단한 워킹 차림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섰다. 더반의 목표는 1번은 스타디움,
케이블카 그리고 해변. 2번은 샤카마린과 타운이다. 계획은 첫날에 1번, 둘쨋날 2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오늘 전부 해 버렸다. 계산 착오거나,
나의 운이 좋거나, 아니면 내가 너무 서둘렀거나, 건성으로 봤거나…거기다 숙소근처에 있는 위더메르라는 적당히 럭셔리한
레스토랑 거리가 있는데 거기까지 가버렸다. 오늘은 예상하지
못한 수확과 경험이 많은 날이다. 아침부터 다시 시작해 본다. 나와서 스타디움을
발견하니 9시 반즘이 되었다. 비가 와서 좀 기분이 별로 였는데, 무지개가 떠 있더라. 레인보우 컨트리에서 보는 무지개라 그런지 뭔가 의미 있어
보인다. 운이 좋다. 가깝게 보여도 한바퀴 돌려고 하니 어지간한 스타디움이 다 그렇지만 여기는 무슨 경비라인까지 쳐져 있어서 엄청 오래 걸린다.
벌써 지친다. 밤새 버스를 타서 그런지 그냥 자로 갈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목표했던 스타디움 아치의 케이블카는 월드컵경비로 지금 운영을 안 한단다.
살짝 짜증이 나지만, 뭐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리고 바로 해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럭셔리한 골프클럽과 헬스장, 수영장이 보인다. 고급 승용차들도
많다. 그리고 바로 해변이다. 역시 해변은 좋다. 나는 바다에
서서 모래를 밟으면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뭔가 스스로 조용하게 평화로워 진다. 오늘도 그랬다. 피로가 풀리는 것 같으면서 기분이 차분해 진다. 한참을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시계를 보니 겨우 10시반. 스타디움 보고 해변 거니는 것이 하루 일정이었는데 한 시간만에 만족할 만큼 미션을 달성해 버렸다. 남아공 최고의
교통수단 미니버스 택시를 타고, 시티홀로 가리고 했다. 거기는 그러니까 더반의 다운타운인 샘이다. 신나게 택시를 타고 간다. 간다. 그리고 씩
웃으면서 내렸다. 내가 위험하다고
유명한 이곳에서 막 다니면서 뭔가 안전하게 다니는 나만의 비결이 생겼다. 아직 증명은 안됐지만 지금까지 한국 대사관이 발표한, 혹은 어떤 한국인들이
말하는 15분 이상 있으면, 무조건 털리는….. 역 근처에서 범죄 당할 확률이 150%인….. 타운을 다니면 금방 다 털리고 븅신이 될 것 같은 그런 일은 당하지 않았다. 나는 심지어 혼자서 다닌다. 밤에도 특별한
상황이나 정보가 있을 때는 돌아다닌다. 물론 이러고 매일 다니면 통계적 확률상 뭔 일을 당할 것이다. 나도 안다. 하지만 통계적 확률과 한 사건의
확률은 다른 것이다. 아무튼 잘다닌다. 비결은 뭔가
엄청나게 씩씩하게 걸으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다가, 귀찮다는 듯이 인상도 써주고 가끔 건들 거리기도 하고, 아무튼 거창에서 양아치들이 했던 짓을
다하는 것이다. 사실 이게 비결 같지는 않다. 그냥 내가 좀 위협적으로 보이나 보다. 아프리카에서도 먹히는 얼굴인가. 아무튼 오늘까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 개봉박두., 시티홀 근처의
타운을 한 두바퀴 돌았는데 특별한 것이 없다. 시티홀은 역시 네덜란드계 유럽피안들의 냄새가 가득하고, 거리에는 조잡한 월드컵 관련 조형물들이 있다.
타일을 붙인 밴치는 인도풍이고, 인도 하하마할(??) 이었던가 하는 곳과 비슷해 보이는, 인도 전통 건축양식에 여향을 받은 영국식 건물도 있다.
이런 저런 사진도 찍고 즐긴다. 인터넷카페를 들어갔는데 너무 느려서, 블로그 열고 메일 두 개 쓰니 삼십분이 지났다. 그리고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점심이나 먹자 하고, 시간을 체크 하니 11시 반이다. 혼자 다녀서 그런 걸까 뭔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남는다.
시간활용하기가 좋다. 다른 말로 하면 시간이 참 안 간다는 것이다. 시간이 안 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 일까? 다운타운의
매인스트릿즘 되는 거리에서 누군가 나팔을 불기 시작했다. 축구경기 중개를 보면서 눈치 챘겠지만, 이놈들은 뭔놈의 나팔을 불어대면서 응원을 하는지
도통 시끄러워 죽겠다. 얼마전에 간 교회에서도 마구 나팔을 불더라. 아멘 대신 나팔을 뿡뿡 분다. 처음엔 한두놈이
불더니 갑자기 이놈저놈 불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서 갑자기 나팔을 사는 가 하면, 공짜로 나눠주기도 한다. 하나 받았어야 되는데 아깝다. 아무튼
나팔수가 늘어나고 부는 사람이 늘어나고 소리가 점점 시끄러워 진다. 사람들이 갑자기 모이기 시작하고, 춤을 추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도로를 점거하고
차들은 경적을 나팔처럼 울리기 시작한다. 난리가 났다. 동영상을 찍어 뒀으니 감상하시기 바란다. 이게 바로 아프리카다. 하긴 우리나라도
2002년도에 미친듯이 응원했으니 그럴 수 있다. 남아공이 경기에서 이기면 어떻게 될까. 남아공 경기가 있는 날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해 있을 작정이다.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거리 행렬이 생기는 바람에 시간을 좀더 보낼 수 있었다. 다행이 12시가 넘었다. 재미있는 구경거리였다. 남아공에서
재일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버거, 칩 따위의 프랜차이져 같은 음식점 들이다. 온통 프랜차이져 필의 음식점 밖에 없다. 미국에서도 흑인들이 그렇게
맥도날, 피자헛, 왠디스 등 정크 같은 것들 좋아하더니 여기 흑인들도 그렇다. 물론 남아공 백인들이 노는곳은 다양한 레시피의 음식점들이 많다.
말이 나왔으니, 림포포에서 흑인 애들과 같이 있었던 경험을 잠깐 이야기 하면, 정말 음식들이 비슷하다. 맨날 어떤 고기를 기름에 굽고,
감자를 튀기든지, 포리지를 만들든지, 두, 세가지 야채로 샐러드나 자기들 만의 삶은 샐러드를 만든다. 그리고 정말 그것만 계속 먹는다. 자기들도 안다 우리들은 정말정말 selective people이란다. 내가 얘들을
싫어해서 이러는 것은 아니고 친구들 끼리 하는 말로 ‘정말 놀고 있네’ 다. 그냥 편식이다.
교육 잘 받은 원장님도 자기들이 그런 줄 알고 있다.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정말 성인병 때문에 일찍 죽을까봐 심히 걱정된다. 아무튼 다운타운에도
온통 이따구의 비슷한 음식점 들 뿐이다. 쉽게 이야기 해서, 맥도날, kfc, 프랜치프라이과 바싹 구운 스테이크를 파는 TGI정도 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정말 더 이상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딴 음식들을 찾아본다. 더반은 인디안
컬쳐가 유명하다고 하길래, 지나가다가 인디안들이 하는 상점에 들어가서 ‘맛있는 인디안 식당이
어디냐?’ 라고 물어봤다. 좋다가 가르쳐 준단다. 그러더니 따라오라며
이리지러 간다. 깔끔한, 꼭 학교 카페테리아 같은 인디안 음식점들이 나온다. 인도애들은 식빵위에 고기를 올린 것 같은 음식을 손으로 뜯어먹고 있다.
다 그걸 먹어서, 나도 저걸 먹을까 싶었지만, 정말 밥이 먹고 싶어서 카레치킨과 밥을 시켰다. 노란밥과 매운카레양념이 된 닭고기들이 나왔다. 닭고기라는
표현을 쓴 것은 치킨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찜닭 같은 고기들 말이다. 아~간만에
먹는 매콤한 음식들, 그리고 괜찮은 쌀에 금방 행복해 졌다. 인도애들이 나를 신기하다는 듯이 자꾸 쳐다본다. 나도 니들이 신기하다. … 그래도 내가 더 신기한 거 안다. 정말 나는 온리 이스트 아시안이다. 지금까지 계속 그랬다. 그리고 8란드에 커피까지 시켜서
먹으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우리나라 돈으로 대충 4천원에 시티라운지에 앉아서 인도음식을 먹고 원두커피까지 즐긴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프랜차이저는
정말 맛도, 조리도 별로인데 우리나라 보다 비싸다. 하지만 이렇게 먹으면 훨씬 낫다. 역시. 그리고 앉아서
이런 저런 메모를 하고 시계를 보니 12시 반이 조금 넘었다. 반가운 목소리에게 전화를 한 통 건다. 멀리 있어도 줄이 하나 연결돼 있는 기분은
뭔가 짜릿하다. 혹은 내가 영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느끼게 해 준다. 와일드한 네이티브들이 넘치는 거리에서 공중전화로 전화를 건다. 귀
기울여 목소리를 듣는다. 다시 가까운
선착장 쪽으로 갔다가, 시내안을 도는 택시를 탔다. 내려서 beach로 갔다. 이곳은 뭐랄까….. 잘 모르겠다. 마이에미처럼 화려한 해변도 아니지만, 동남아 처럼 이국적인 해변도 아니다. 해변가의 한쪽에는 어설픈 호텔건물들이
있고, 한쪽은 슬럼화된 아파트와 버려진 건물들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열대수들이 있는 멋진 해변이다. 한쪽에는 카지노도 꽤 규모있게 있고, 또
어떤 한쪽에는 큰 골프장이 있다. 다시 반대쪽에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수족관과 레져시설이 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엉망진창의 슬럼화가 진행중인
거리가 있다. 정말 모르겠다. 이게 바로 아프리카 답다는 걸까? 그래 남아공 답다고 하자. 그리고 저멀리 보이는 화려한 월드컵 스타디움까지… 정말 알 수 없다. (우)샤카마린
씨월드를 가기로 했다. 수족관 표를 샀다. 애라 모르겠다 라는 심정도 사실 있다. 시간도 많고, 지금 정보도 없이 딱히 움직이기 보다는 일단 괜찮다는
곳 들어가서 보자는 심정이었다. 수족과 생각보다
좋았다. 우리나라 몇몇 곳들 보다 훨씬 퀄리티도 있고, 특색도 있었다. 확실히 따뜻한 곳이라서 그런지 수족은은 꼭 연못같이 생긴 땅위에서 볼 수
있는 수족관의 수면 부분과 땅속에서 같은 수족관을 볼 수 있게 설계 되어 있다. 아주 괜찮다. 따뜻한 곳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기가
겨울에 비가 오는데도 써핑을 할 수 있는 날씨이니 충분히 가능하다. 상어가 아주 못돼먹게 생겼다. 늘 악역을 하는 이유가 있다. 수족관이 아주 잘 꾸며져 있어서 정말 물속에 와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프리카라고 무시하면 안된다. 수족관은 역시 좋은 데이트 코스라는 생각을 한다. 좋다. 느낌을 담고 싶어서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지만, 잘 모르겠다 어떻게 될지. 나오니 슬슬
어두워 지기 시작한다. 구름아래에 햇살이 금빛이다. 해변도 살짝 금빛을 띈다. 아름답다. 해변가를 걸어서 온다. 끝까지 걸어오려다가 마구 타기
시작한 택시를 탔다. 숙소 주인이
설명해준 미니버스 종점이 내가 알던곳이 아니었다. 카시노 앞이었다. 다른 미니버스인가 보다. 그래도 상관없다. 카시노에서 그렇게 멀지 않다. 그런데
이놈 기사가 자기가 다른 택시로 태워 주겠단다. 프리토리아에서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좋다 그렇고 나만 혼자 타고 종점을 떠났다. 카지노 시큐리티
들이 “걔는 왜 안내리고 타고 가냐? 뭐하냐” 라고 하는 와중에 금방 다시 타고 온다. 우리로 따지자면 옛날 버스 차장 아가씨정도 되는 역할을 하는 놈이랑 나랑 기사랑
타고 있다. 이놈이 내가
지도를 보여주니까 어설픈 영어로 돈워리~ 아윌 브링유 이러더니 조금 내려가서 로터리 같은 곳에서 한바퀴 돈다. 그리고 다시 택시들이 서는 곳에
금방 서더라. 음 프리토리아에서도 이렇게 갈아탔으니까 괜찮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놈들이 뭔가 일을 꾸민다. 기사놈이
내가 가는 곳이 좀 멀어서 자기가 태워 주겠단다. 그리고 근처를 가볍게 한바퀴돈다. 바로 태워 줄 수 있다고 하더니, 돈을 더 내라고 한다. 그리고
지들 말로 차장이랑 뭐라고 숙덕거린다. 나보고 담배 피냐고 하더니 담배를 핀다. 월드컵 응원 왔냐 이러면서 수작을 부린다. 이 븅신들 사람을 물로
봤다. 정말 물로 봤다. 맵핵 김상인이 아침에 좀 실수를 했기로 서니, 택시를 탔다고, 남아공 더반이라고,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를 정도로 무르지
않다.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지만, 일종의 GPS시스템이 있는 듯 하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인데 돈을 더 내라고 한다. 나 20란드 밖에 없는데? 그러니까 실망한다. 솔직히 20란드 정도 거리는 맞다. 그런데 이 미니버스택시가
20란드에 나를 집 앞까지 태워준다면 지들이 손해 보는 장사다. ‘난 내가 어디에 있는지 확실하게 안다. 장난치지마.’ 이러니까 두 놈 다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쥐어
박고 싶다. 둘 다 20살 정도도 안되 보이는데 아무튼… 이놈들….나한테 뻥치지지 마라 이러고 손가락질을 하고 내렸다. 이놈들이 눈만 마주쳐도 싸움이 나는 거창바닥에서 20년 동안 구른 나를
물로 봤다. 아무튼 내리고 승질이 나서 씩씩 거리면서 숙소로 걸어 왔다. 그런데 덕분에
수확이 있었다. 내려서 걸어오는 길에 멋진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스타디움에 불을 켜 뒀더라. 덕분에 꽤 괜찮은 샷을 잡았다. 이런 것도 여행하는
맛이지. 아무튼 더 독한 놈들한테는 걸리지 말아야지. 하여튼 이놈들은 안되겠다. 솔직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챘을 때, 요놈들을 필요하면 이렇게 저렇게 해야겠다 하고 생각하고 있는 나랑,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돈 더 달라다가 내가 승질 내니까 당황하는
이놈들이랑 상대가 될 리가 없다. 등을 쳐먹는 것도, 삥을 뜯는 일도 독한 놈들이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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