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예배를 4시간이나 보다니.
나는 모태신앙인이다. 그러니까 기존의 한국교회가 권장하는 신앙인의 모습은 아니라는 말이다. 아무튼 어릴 때부터 교회 다니기에 능했기 때문에 이곳에 와서도 거리낌 없이 아무 교회나 막 들어갔다. 처음 간 교회도 흑인 교회, 두 번째 간 교회도 흑인교회다.
성급한 일반화를 피하기 위해 두 교회의 공통점을 이라고만 하겠다.
첫 번째로 느낀 것은, 확실히 얘네들의 성대는 놀랍다. 클래식의 발성을 쓰는 것은 분명 아닌데 어지간한 클래식 소프라노 가수들 보다 성량이 좋다.
두 번째, 노골적으로 헌금을 요구한다. 설교를 세번 들었는데 전부다 헌금과 축복이야기다.
세 번째, 축복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헌금에 대한 대가성 축복을 특히 더 좋아한다.
네 번째, 예배가 정말 길다. 처음은 세시간, 두 번째는 네 시간이었다.
종교에 관해서 논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쉽지 않은 주제에 관해서 내 마음대로 많이 떠들었으니, 종교에 관해서도 마음대로 떠들어 보겠다.
우선 남아공에는 각 주 마다 다른 부족들이 산다고 보면 될 정도로 다양한 부족과, 다양한 언어가 공존한다. 그러다 보니 종교도 다양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어떤 부족은 주술사의 형태로 어떤 부족은 추장이 종교적 역할까지 하는 등 등. 아무튼 상상의 날개를 펴고 다양한 종교의 형태를 그려 본다.
예전에 미국에 있을 때 미국의 흑인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들은 적이 있다. 전부 그런 것은 물론 절대 아니다. 하지만 미국 흑인교외의 많은 부분은 자칭 목사에 의해서 세워진다. 교육기관을 통한 목사보다는 많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역시 일반화를 피하기 위해서 동부 도시들 정도라고 범위를 줄여 놓자. 왜 그럴까. 흑인들은 아무래도 여러 곳에서 노예로 잡혀 오다 보니, 정신적인 지도자는 그 와중에 자신을 드러냈어야 했을 것이다. 학교 다녀서 흑인들이 어느새 목사가 됐겠는가? 지금은 물론 말이 좀 다르지만.
아프리카도 특히 사우스아프리카도 일종의 식민지 문화를 경험했다. 흑인들이 자기 땅에서 식민 살이와 동시에 노예 살이를 했다. 흑인 해방(?) 이후 아직 20년이 지나지 않았다.
과거에 많은 서구인들이 선교라는 팻말을 들고 아프리카로 들어왔다. 긍정적인 의미도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있는 고아원의 위생상태는 솔직히 상당히 좋지 않다.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이 정도다. 과거에는 어땠을까? 그리고 그들의 역사가 문서화 되었다. 선교사들이 한 일들이다. 그리고 갓을 가르쳐줬다.
물론 위생상태가 좋아지고, 흑인들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이 그들의 삶을 행복하게 한다고 할 수 없다. 그들 역시 그들만의 고유한 생존 방법과 수단이 있었을 테다. 서구화 된 것이 좋다고 절대 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지금 남아공 흑인들의 식습관은 내가 봤을 때 끔찍하다. 빵과 고기를 매일 먹는다. 기름에 굽고 튀기고, 계속 먹는다. 미국 사람들 처럼 계속 살이 찐다. 하지만 의료시설은 부족하고, 비타민이나 철분 등 무기질을 섭취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다. 난 지금 심히 이곳 사람들의 건강상태가 걱정된다. 분명 자기들이 알게 모르게 여러 병들에 걸렸을 것이다. 세균에 내성이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어설프게 석인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은 그들의 면역력을 많이 떨어트릴 것이다. AIDS는 극단적이 예이지만, 서구에서 들어와서 그들의 면역력을 심하게 저하시킨 예라고 나는 분류하고 싶다.
종교이야기를 하다가 잠깐 옆길로 샜다. 아무튼 다 서구에서 들어왔다는 것이다. 사우스아프리카 흑인들의 기독교를 두단어로 요약하면, 미국화와 기복화다. 한국의 대형 기독교 교회와 비슷한데, 주술사에게 의지했던 삶의 방식을 종교로 전이 시킨 듯 하다. 한국형 기복신앙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무래도 좀 심한 것이, 정식 목사 보다는 날라리 목사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장, 단점이 있겠지만, 사이비 기독교만큼 많은 사람들의 삶을 한꺼번에 파괴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잠깐 옆길로 한번 더 새겠다. 어떤 의미에서 통일교는 어떤 의미에서 한국인에게 기존 기독교보다 사회적으로 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종교적으로는 물론 아니다.
사우스 아프리카 교회를 경험할 기회가 아주 많지는 않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아프리카 흑인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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