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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일-아침먹이고, 음식 나눠주고.

Africa/아프리카여행일기

by 금강력사 2010. 6. 5.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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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아침먹이고, 음식 나눠주고.

 사실 내가 애들 아침을 먹이거나, 내가 아이들에게 음식을 준 것은 전혀 아니다.

난 그냥 아침을 나눠주는 곳으로 가서, 나눠주는 모습을 촬영하고, 조금 도와 주었을 뿐. 음식을 나눠 준 것도, 내 음식을 나눠 준 것이 아니다. 난 그저 기부되는 음식들을 가지로 가는데 따라가서, 촬영을 하고, 음식을 나눠 주는 곳까지 운반을 해서 그것들을 나눠주기 좋게 정리 했을 뿐. 그래도 사람들은 고맙다고 하고, 아이들은 기뻐한다.

 정말이지 내가 한 것은 없다. 난 내가 정말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맞나 싶다. 난 그저 잘 얻어 먹고, 내 일손을 조금 줬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봉사활동을 했다 싶을 만큼 하려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내 인력을 가장 생산성이 좋은 곳에 투자해서, 많은 output을 뽑아낸 다음, 그것을 가지고 봉사를 해야 진정한 봉사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봉사하고 있다고 느낄 만한 것은, 아이들에게 기타를 가르쳐 주고, 태권도를 가르쳐주고, 같이 놀아주는 것 정도 밖에는 없다.

 

 토벨라, 렉아이, 로홀라. 각각, How do you do? Hello. Im fine이다. 어제배운 이 동네 말이다. 언어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아무튼 이렇게 말하고 다니면 이곳 흑인들은 완전 좋아한다. 림포포지역에서만 쓰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마가리타가 각 지역의 언어들을 가볍게 설명해 줬는데 다 잊어버렸다. 나중에 다시 물어서 정리해야겠다.

 나도 한국말을 가르쳐줬다. 얘들이 한국말 배워서 어디 쓸까 싶지만, 나도 쓸데없지만 얘네들 말을 배우지 않았는가? 한글은 참 재미있는 글자이고, 언어이다. 가르쳐 주니 어렵다고 하면서도 재미있어 한다. 특히 폴라이트 수준도 정도가 있다며 몇 가지 예를 들어주니 신기해 한다. 아무튼 이러고 놀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느끼기에 많은 흑인들은 그다지 부지런하지 않다. 이걸 말하긴 어려웠는데, 이곳 원장님도 다행이 알고 계셨다. 원장님이 흑인이라니 뭔가 이상하지 않나? 우리는 늘 백인들이 흑인을 도와주는 이미지에 익숙해져서 그렇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흑인이 흑인을 도와주고 있다. 아무튼 원장님과 같이 쇼핑몰에서 기부되는 날짜가 다된 음식들을 가지로 갔다. 가는 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차에서 많이 했는데, 내가 어제 생각해봤던 문제에 대해서 신기하게도 말을 하셨다.

만댈라 이전의 남아공은 백인들(아프리칸스를 쓰는 네덜란드와 영국, 독일계)이 도시를 만들고, 흑인들은 백인들 지역에 비자가 있어야 출입할 수 있는 형상이었다. 하지만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지금은 모든 남아공이 흑인들에게 열리게 되었고, 백인들은 자신들만의 우리를 스스로 건설해서 그 곳에서 사무실로 출퇴근 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변화 후에 도시는 더러워지고, 땅은 황폐화 되고 있다. 지금은 조금 나아진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사실이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그것이 사실이다. 원장님과 넓은 땅을 달리면서 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과거에 백인들에게서부터 저 땅을 뺏었는데, 그 이후로 땅에는 아무것도 없게 되었단다. 정부가 땅을 뺏어서 흑인들에게 줬는데, 농사도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버려두고 있다고 하셨다. 예전에는 마늘, 생강 등 작물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 그건 그냥 뺏어서 낭비하는 것일 뿐이라는데 동의했다. 땅을 빼앗았으면,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경작하는지 알아서 잘 사용을 해야만 한다. 도시도 마찬가지. 개방 이후에 관리가 안되는 도시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흑인들의 분노도 이해가 되지만, 백인들의 박탈감도 이해가 된다. 난 솔직히 깐깐하고 싸가지 없는 백인들 보다, 만만하고 널널한 흑인들이 맘도 편하고 좋다. 하지만 흑인들은 지금 잘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아프리카에서도 마찬가지다.

 난 원래 비개발론자다. 안티디벨롭핑. 예전에 논술시간에도 아프리카 흑인 기아 문제에 관해서, 왜 문명에 사는 사람들이 그곳에 가서 살리네 죽이네 하는지 모르겠다고 썼다. 처음부터 그냥 자기들 스타일대로 살게 놔두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었다. 하지만 지금 개발에 적응한 흑인들은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스스로 문명사회에 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지금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만큼 엄청난 흑인 스스로의 성장과 또, 그것을 추진할 수 있는 교육이 진행 중이다. 오늘 아침 빵을 나눠주러 갔다가, 한 아이의 물리책을 봤는데. 깜놀이었다. 내가 봤을 땐 한국의 고1~2정도 수준의 물리를 보고 있었다. 물론 영어책이다. 이들의 미래는 밝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에도 도시와 땅은 파괴되고 있다. 바로 그토록 갈구하던 흑인들의 손으로.  

 흑인들이 정권을 잡고 좋아진 것도 있다. 바로 남아공 정부의 소프트 파워가 더 강해 진 것이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과거에는 이 넓은 땅에, 이 많은 자원에, 이만은 인구의 나라가 흑백갈등 때문에 국제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이 모든 것을 남아공이라는 한 나라의 힘으로 투자 할 수 있게 되었다. 흑백갈등은 그저 국내의 갈등일 뿐, 국제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 다는 이야기다. 두고 봐라 머지 않아. 인도, 브라질 못지 않은 아니 더 강

한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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