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일-고아원에서 노가다.
솔직히 말하지만 오늘은 좀 많이 피곤하다.
어제 온 고아원에서 하루 종일 봉사를 했다. 옥수수 거두고, 애들이랑 놀아주고 등 등.
여기는 고아원이다. 솔직히 난 고아원은 처음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아이들이 사랑에 많이 굶주려 있다는 것이다. 손만 잡아줘도 너무 좋아하고, 안아주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오늘 애들에게 기타도 가르쳐 주고, 조그만 아이들에게는 태권도 발차기도 가르쳐 줬다. 이 두 가지를 가르쳐 주면서 내가 얼마나 교육을 잘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엄청나게 교육을 잘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우리가 겁나게 욕하고 있어도 최소한 모두에게 기본을 가르쳐 주는 정도의 교육은 하고 있다는 말이다.
교육이야기가 나왔으니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난 한국의 입시교육은 사회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국은 삶의 만족도가 낮기로 유명하다. 선진국보다는 못살아서 만족 못하고, 후진국 보다는 잘나서 만족 못하고, 다들 더 잘살기 위해 기를 쓰고 노력한다. 공부를 한다는 말이다. 다른 길은 정말 예외의 길들 분이다. 그러니까 입시교육이 과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부모들은 알고 있다. 공부를 못하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런데 둘은 모른다. 공부를 잘해도 미친 듯이 힘들게 살아야 한다. 고된 교육을 받지 않아도, 어느 정도 행복하게 살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면, 교육열은 자연스럽게 가라 앉을 것이다. 그리고 계층에 대한 열등감이 사라진다면, 혹은 차별이 사라진다면, 혹은 노블리스 오블리쥬가 자연스러워 진다면, 이 좋은 한국 교육이 욕을 먹을 일은 좀 줄지 않을까 한다.
말이 옆길로 셌다. 아이들은 사랑이 필요하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 이건 절대, 와서 느껴 보지 않고는 모르는 이야기다. 늘 아이들에게는 사랑이 필요해요 라고, 많이 말을 하고, 사람들은 티비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지만, 정말이지 내가 이 아이들에게 글자 하나 더 가르치는 것보다 한번 더 안아주는 것이 이 아들에게는 더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오늘 아이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 중, 이들이 가장 좋아했을 때는 태권도도 아니었고, 기타를 칠 때 도 아니었다. 부모처럼 안고 같이 있어줄 때 가장 행복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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